[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이 일반대출상품과 정책금융상품 신규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조달금리 상승으로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출부터 중단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에 다다른 가운데 부실 위험성이 높은 저신용자 대출부터 줄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2금융권은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일반대출, 햇살론 등 정책금융 대출 신청 을 대부분 받지 않고 있다. 토스 대출 비교 서비스와 제휴한 금융사 52곳 중 22곳은 점검을 이유로 대출 조회 결과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SBI저축은행 신용대출, 웰컴저축은행 중금리대출, 신한저축은행은 햇살론 상품 신청을 연말까지 중단한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연말까지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으로 대출을 취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저축은행 대출 총량 증가율은 10.8~14.8%다. 지난해 대출 총량 증가율 21%보다 훨씬 더 엄격해졌다. 특히 기준금리 상승으로 조달금리가 올라가자 신규 대출 취급은 오히려 손해라는 셈법 아래 저축은행들의 몸 사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생계비 등 실수요 목적으로 대출을 이용 경향이 강한 저축은행 특성상 이미 대출한도를 소진해 더 이상 신규 대출을 공급하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조달금리가 급등하자 저축은행들이 햇살론 취급도 꺼려하고 있다. 햇살론은 법정대출금리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 이용이 불가피한 최저신용자에게 생계자금을 지원하는 서민대출상품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햇살론 조달금리는 지난달 3.77%에서 이달에는 5.22%까지 올랐다. 무려 전년 동기보다 2.86%p 오른 수치다. 조달금리는 계속 올라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햇살론 금리 상단은 10.5%로 제한돼 역마진이 우려된다는 것이 저축은행 업계 입장이다.
취약차주에게 제도권 금융의 마지노선인 대부업 대출길마저 봉쇄됐다. 대부업계 1위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가 신용대출을 포함한 모든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나선 것이다.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로 선정된 21곳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이나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2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최근 대부업계 조달금리가 8%대까지 올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2024년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만큼 신규대출 전면 중단은 예정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OK금융그룹의 자회사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2014년 OK저축은행을 출범시키며 오는 2024년까지 대부업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공표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출은 법정최고금리 20%와 중금리 상한 16.3% 제한에 걸려 금리 상승폭이 크지 않아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많지만,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신규 대출 중단이 이어져 취약 차주들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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