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계좌에 고금리 정기예금 담아라
퇴직연금 전용예금 금리 ‘高高’…이왕이면 만기 길게
2022-12-19 02:30:00 2022-12-19 02: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연말정산 공제 효과가 커서 직장인들에게 인기인 퇴직연금 상품으로 정기예금이 주목받고 있다. 퇴직연금 전용 정기예금을 활용할 경우 상장펀드와 리츠(REITs) 등 주가연계 상품에서 발생한 손실을 일부 복구하고 전체 연금자산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직장인들의 연말정산은 예년과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무주택 세대주의 월세공제율을 기존 12%에서 15%로 상향 조정한 것이 그나마 눈에 띄는 변화다. 총급여 5500만원 이상일 경우의 공제율은 12%다. 
 
이에 직장인들은 올해 마무리를 2주 앞두고 연말정산 환급 효과가 큰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공제한도를 채우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연금저축의 세액공제 한도는 400만원, 퇴직연금 포함 시 총 700만원이며, 만 50세 이상자는 200만원을 추가한 900만원이다. 700만원 공제를 신청하면 최대 115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이렇게 연금으로 납입한 자금의 연말정산 환급 효과는 크지만, 연금계좌 보유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증권사에서 연금계좌를 개설한 경우 상장지수펀드(ETF), 리츠(REITs) 등으로 연금자산을 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 주가 하락으로 대부분 평가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최근엔 손실 발생 가능성이 낮은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의 경우 규정에 따라 연금자산의 30% 비중을 안전자산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정기예금으로 채우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에서 개설한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정기예금을 편입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시중은행들과 저축은행, 우체국 등과 협의해 각 금융사들의 정기예금을 다양하게 구비해 놓았다. 
 
다만 은행들이 현재 판매 중인 대표 상품과는 다른 별개의 퇴직연금 전용 정기예금이다. 증권사별로 각 은행들과 협의해 준비한 상품인 탓에 기존의 정기예금들과 금리도 다르다. 동일한 은행의 퇴직연금 전용 예금이 A증권사와 B증권사에서 각각 다른 금리로 판매될 수도 있다. 물론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또한 DB형, DC형, IRP 등 가입 형태에 따른 차이도 있다. DB형과 DC형에선 가입이 가능한 A은행의 정기예금을 IRP 계좌에서는 가입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퇴직연금 전용 정기예금이 일반 예금과 다른 또 하나의 차이는 금리 산정 방법이다. 은행들은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시중금리 변화에 맞춰 매일 바꿔서 적용하고 있다. 오늘 가입하는 것과 내일 가입하는 것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 전용 정기예금의 경우 은행과 증권사가 매일 협의해서 금리를 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매달 한 번만 정해서 공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월말에 다음 달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별로 확정하면 한 달 내내 같은 가입금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금리 변동 주기가 월 단위인 경우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불리하지만 하락하는 시기엔 유리하게 작용한다. 12월 하순엔 적어도 불리하지 않아 보인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의 대표 상품 WON플러스예금(1년만기)의 금리는 15일 현재 연 4.90%다. 우리 시간으로 이날 새벽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렸지만 이 상품의 금리는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 중인 IRP 전용 우리은행 정기예금(1년)은 12월 중 언제 가입하든 연 5.01%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일반 정기예금보다 IRP 전용 예금의 금리가 높은 것은 시중금리가 월초보다 하락해서 생긴 일이다. IRP 예금 가입자로서는 나쁠 게 없다. 
 
정기예금 만기를 3년 이상 길게 설정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퇴직연금 전용 예금의 장점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경우 장기간 돈이 묶이는 부담이 있어 예금 만기를 길게 설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퇴직연금은 만 55세 이후 5년 이상 나눠서 연금으로 수령하기 전까지는 계좌에서 인출할 수 없는 자산이다. 어차피 연금계좌 내에서 운용하기 때문에 장기간 가입이 유리하다면 3년이든 5년이든 만기를 길게 정하는 데 따른 부담이 크지 않은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내년 중에 금리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지금의 금리도 높은 수준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필명 ‘슈앤슈’로 활동 중인 재테크 블로거 박현욱 씨는 이같은 전망에 근거해 예적금 만기를 길게 가져갈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 
 
IRP 전용 정기예금의 경우 1년만기 상품의 금리를 가장 높게 책정한 은행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3년만기, 5년만기 금리를 더 높게 정하는 경우도 있어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국증권금융은 IRP 전용 예금의 금리를 1년만기 연 5.28%, 2년 연 5.30%, 3년 연 5.32%로 책정, 만기가 긴 상품을 우대하고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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