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인뱅, 은행권 메기효과 줬지만 '혁신' 없었다
금융위, 인터넷은행 출범 후 '시장 경쟁력' 평가
새 경쟁자 등장에 은행권 가계대출 집중도 하락
중금리대출 실적 부진…"포용금융 확대 기여해야"
2022-12-11 12:00:00 2022-12-11 12: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시중·지방은행 등 은행권의 경쟁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시장 집중도가 낮아지는 등 메기효과가 어느정도 나타났다는 평가다. 다만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통한 중금리대출 등 취약층 금융지원 실적은 미진했다. 
 
금융위원회가 11일 발표한 제2기 경쟁도 평가위원회의 은행·신용카드업·신용정보업 경쟁도 평가결과에 따르면 일반은행 기준 시장집중도는 지난 2015년 이후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며 다소 집중된 시장의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한 2015년에는는 시장집중도가 소폭 상승한 바 있다. 
 
평가 결과를 보면 지난 2018년에 실시한 1차 평가 대비 중기대출과 총예금 부문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집중도 지표가 낮아져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가계대출 부문에서는 2019년까지 집중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었으나, 최근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화 등으로 전반적으로 집중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장한 인뱅의 성장으로 가계대출의 집중도가 낮아졌다는 평가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도입 효과가 확인됐다"며 "1차 평가 후 인뱅 추가 도입이 이뤄지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인터넷은행이 대형 시중은행에 유의미한 경쟁자로 되기에는 아직 규모가 작아 시중은행 간 경쟁에는 유의미한 효과를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 간에는 중소기업대출시장이 가장 집중도가 높게 나온 가운데, 총자산·총대출·중소기업대출·가계대출·예금 등 5개 시장에서 모두 시장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위원회는 "신규 은행은 인뱅의 성장을 지켜본 후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수요자 중심의 논의와 디지털 취약 계층 등의 접근성에 대한 고려, 위기 상황에서 개별은행 규모나 은행의 수가 금융시장 안정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여 진입규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다소 집중도가 높게 나타난 중소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부문에서 유효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계좌이동서비스, 오픈뱅킹 및 마이데이터, 인터넷은행 등은 혁신적 금융서비스 도입을 통해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법과 도입 취지에 맞게 디지털 혁신에 기반한 포용금융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신용카드업에 대한 평가결과를 보면 신용카드업의 시장집중도는 최근 5년간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진입비용에 의한 진입장벽이 크게 나타나는 신용카드 시장 특성상 상위 3~4개사 간 경쟁이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신용판매 수익 저하로 진입유인이 부족한 가운데, 인터넷은행이 고객확보 방법의 한계 극복을 위해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때문에 카드사들도 수익성 만회를 위해 할부·리스 등 금융자산을 적극 확대할 수 있어 시장 리스크와 건전성 관리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평가위원회는 "빅테크 간편결제 이용비중이 증가한 상황으로 지급결제 시장 전체 관점에서 경쟁도 평가가 요구된다"며 "카드사의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 측면의 리스크를 고려해 진입규제 정책 수립의 방향성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정보업과 관련해서는 시장 집중도가 최근 5년간 크케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의 정확성·신뢰성을 위해 평가경험을 축적하고 평가능력을 장기간 검증받을 필요가 있어 소수 사업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평가위원회는 이번 연구용역은 신규 신용평가(CB)사를 평가대상에 포함하지 않아 신규 CB사의 영업이 본격화되면 경쟁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평가위원회는 "신규 CB사 매출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증가한 후 라이센스 단위별 시장 집중도를 평가해 라이센스 세분화 및 신규 플레이어 진입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신용평가 정확도 제고, 금융이력부족자에 대한 금융접근성 확대, 개인정보보호 등을 고려해 유효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방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 중 제3기 경쟁도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평가대성을 선정, 하반기부터 경쟁도 평가를 본격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제3기 평가에서는 효과적인 경쟁도 평가를 위해 분석방법을 개선하고 연구용역시 자료 활용도 강화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의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