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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 vs. 넷플릭스 7차변론도 '입장차'…망이용료법은 동력 잃어
무정산 피어링 원칙 내세우는 넷플릭스
SKB 인프라담당 임원은 무정산에 협상한 적 없다 주장
망이용료법 논의 중이던 국회는 공회전…연내 처리 불투명 관측도
2022-11-28 18:09:01 2022-11-28 18:09:0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망이용료를 놓고 법적 공방 중인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항소심 7차변론기일에서 논쟁을 이어갔다. 넷플릭스는 무정산 피어링 원칙을 중심으로 발언을 이어갔고, SK브로드밴드는 무정산 피어링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밝힌 사안이라며 맞섰다. 양측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재판의 기준점이 될 수 있는 망이용료에 관한 입법도 공회전 중이다. 여야 정쟁, 여론전 등이 지속되면서 신중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연내 처리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오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항소심 7차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넷플릭스는 구두 변론에서 피어링은 무정산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측은 "무상상호접속약정서(SFI)의 존재 유무와 관계 없이 무정산 피어링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7800여개의 ISP와 무정산 피어링을 하고 있으며, 이 중 계약서가 없는 경우도 6000여개 이상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와 망 연결지점을 시애틀에서 도쿄로 옮길 당시 대가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브로드밴드는 SFI 계약서는 인터넷 업계에서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SK브로드밴드는 "SFI 계약서는 양자 간 연결에 대한 합의서일 뿐"이라며 "SFI 양식을 보낸 이메일 어디에도 넷플릭스는 피어링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넷플릭스와 무정산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SK브로드밴드 인프라담당은 "넷플릭스는 망이용대가를 낼 수 없다는 거였지만, 우리는 내야 한다는 것을 지속해서 말해왔다"고 말했다. 2016년 1월부터 넷플릭스가 시애틀의 인터넷교환노드(SIX)에 연결할 당시에는 퍼블릭 피어링이기 때문에 협상에 나선 것이 아니라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퍼블릭 피어링을 한 2016년 후 약 2년 동안은 퍼블릭 피어링이기 때문에 요구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며 "지금까지 430개 정도가 연동돼 있는데, 이들에 대해 대해 퍼블릭 피어링 비용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퍼블릭 피어링과 프라이빗 피어링은 비즈니스모델(BM)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법정에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입장차가 여전한 가운데, 재판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망이용료에 대한 입법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간 망이용료 법안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갖고 연내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개진, 법안을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현재 망이용료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모두 7개가 발의된 상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무소속 의원들이 사전, 사후 규제 여부 등을 중심으로 법안을 발의했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글로벌 CP들에게 그동안 납부하지 않았던 망이용료를 실질적으로 부과한다는 측면에선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정권교체 이후 과방위원들이 바뀌면서 시간이 지체됐고,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망이용료법 문제점이 있어 보입니다"라고 언급하면서 같은당 일부 의원들이 주춤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정쟁모드에 돌입하면서 망이용료 법안 추진에 동력을 잃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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