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줄 총동원하는 증권사들…유동성확보 비상
증권사들 CP·전단채 등 단기자금 발행 한도 확대
대형증권사는 자체신용으로 발행어음 공략
2022-11-21 06:00:00 2022-11-21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증권사들이 자금줄을 총동원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잇따라 단기차입금 한도를 높이며 추가 기업어음(CP) 및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대형사들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어음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최근 한달 간 다섯개 증권사가 운영자금 조달 등 목적으로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렸다. 증권사들은 조달금리에 민감해 회사채가 아닌 단기차입금을 통해 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언제든 추가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잇도록 한도를 상향한 것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17일 안정적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CP 발행한도를 늘리면서 총 단기차입금 한도를 7조5900억원에서 8조5900억원으로 1조원 증액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9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미상환 CP 및 전단채 발행액은 2조5750억원이다.
 
지난 14일에는 한화투자증권이 단기차입금 한도를 5000억원(3조9219억원에서 4조4219억원), 유진투자증권이 3000억원(1조2500억원에서 1조5500억원) 증액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운영자금 조달은 위한 CP발행 한도를 늘렸으며, 유진투자증권은 금융기관 차입 한도를 늘렸다. 이 밖에 현대차증권과 BNK투자증권도 지난 4일과 지난달 31일 각각 3000억원, 800억원씩 한도를 높였다.
 
증권사들이 줄줄이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 공시를 낸 건 코로나19로 인한 증권사 리스크가 증가했던 때 이후 처음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어음(ABCP)과 CP 시장이 잘 안돌아가다 보니 증권사들 자금 조달이 비상 상황"이라며 "이에 미리 한도를 늘려놓는다는 취지인 거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팔리지 않은 ABCP를 직접 매입하기 위한 자금 조달 수요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고랜드 사태 ABCP 차환이 어려워지며 증권사들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막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연말까지도 증권사들의 CP 및 전단채 발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추가로 발행할 계획을 감안해 차입금 한도 증액안이 이사회를 통과했을테니, 앞으로 증권사들의 CP 및 전단채 발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장·단기 차입금 전체의 유동성 비율로 증권사 건전성을 보기 때문에, 단기 차입금 한도를 늘리는 데는 제한이 없다.
 
최근 정부가 정책금융기관 등을 통해 증권사들의 CP와 전단채 매입을 확대하고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발행 한도를 높이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금융실장은 "증권사들이 일정 부분은 자체 조달하고 일정 부분은 산업은행 등에서 CP를 매입해주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산업은행한테 CP를 발행하려면 한도를 높여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국증권금융이 증권사 유동성 지원을 위해 3조원 이상을 가동 중이며, 산업은행을 통해서도 2조원을 지원 중이다. 또한 추가로 증권업권의 자체 ABCP 매입을 위한 매입기구(SPC) 설립에 산은과 증금이 추가 지원해 총 1조8000억원을 조성, 이번주부터 매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이미 증권사들의 자금조달 상황은 전단채 발행 급증에 발행어음형 계좌 잔고가 역대 최대를 찍는 등 포화 상태다. 지난달 교보증권의 전단채 발행액은 전월 1900억원에서 1조6650억원으로, 같은 기간 메리츠는 1000억원에서 5904억원으로, 신영증권은 1600억원에서 4400억원으로, 대신증권은 0원에서 900억원으로 늘었다.
 
대형사들의 발행어음 활용도 한도치까지 달려가고 있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할 수 있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인데, 자기자본 200% 한도 내에서만 발행할 수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소진율은 지난해 말 59%에서 81%로 늘었으며 KB증권은 41%에서 56%로, NH투자증권은 25%에서 37%로 늘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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