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자재값에 계산기 다시 두드리는 건설사…공급 계약 변경 잇달아
이달들어 14곳 단일판매·공급계약 정정…계약금 25.8%↑
둔촌주공 변경액 최고…조합-시공사 간 이견에 계약해지 우려도
2022-11-18 06:00:00 2022-11-18 06:00:00
서울 여의도에서 본 시내 전경. (사진=벡아란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건설사들이 국내 정비 사업지를 두고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다.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을 반영해 시공계약 금액을 변경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건설사의 경우 수주 금액이 매출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공사비 계약 변경을 추진하는 분위기다. 다만 계약 인상을 놓고 시행사(조합)와 이견이 빚어지면서 아예 계약 해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단일 판매 및 공급계약을 정정 공시한 건설업체는 모두 14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건설사의 총 변경 계약금액은 총 4조7487억원으로 당초 계약액(3조7730억원)에 견줘 25.8% 늘어난 수준이다.
 
여기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를 비롯해 계룡건설산업, DL건설, 진흥기업 등 중소건설사들이 포함됐다. 철근, 시멘트 등 주요 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율(매출대비 원가비중)이 높아져 수익성 하락 우려가 큰 만큼 착공 전 물가상승분을 반영해 공사비 증액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우 계약금액을 증액한 곳은 GS건설(수원 111-1구역(정자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DL건설(부개지역주택조합 공동주택 신축공사), 아이에스동서(중산매곡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 신축공사) 등 3곳에 그쳤다.
이달들어 공급 계약 정정공시를 한 건설사 현황.(표=뉴스토마토)
정정 공시한 계약 금액 변경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단연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이다. 공사비 증액 문제로 6개월 간 공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지속 상승한데 따른 결과다.
 
앞서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달 임시총회를 열고 공사 도급 금액을 기존 3조2292억여원에서 4조3677억여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시공사업단인 현대건설의 계약 금액은 기존 9041억원에서 1조2229억원으로 증가했으며 HDC산업개발과 대우건설의 계약액도 각각 8073억원, 7589억원에서 1조919억원, 1조264억원으로 약 35%씩 늘어났다.
 
효성 계열사인 진흥기업은 지난 2016년 수주한 안암 제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대해 계약기간을 실착공일로부터 33개월까지로 변경하고 공사 금액은 566억원으로 23.7% 올렸다. 매출액 대비 계약금액은 7.17%에서 8.87%로 뛰었다. 이에 앞서 진흥기업은 이달 7일에도 한국가스공사와 맺은 내포열병합 천연가스 공급시설 건설공사의 계약금액을 227억원으로 3.3% 올렸다.
 
GS건설의 경우 지난해 수주한 포항 학잠지구 공동주택 신축공사와 관련해 계약금액을 3714억원에서 4130억원으로 변경했다. 매출액 대비 계약금은 3.67%에서 4.08%로 상승했다. 이밖에 대우건설은 동인3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도급 계약액을 9.53% 올린 3131억원으로 변경했으며 삼호개발은 설계변경을 이유로 익산평화 주거환경개선사업 아파트건설공사 1공구 계약금액을 608억원으로 76.8% 올렸다. 계약금은 매출액의 22.88%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시장 악화로 제2의 둔촌주공 사태가 나오는 등 시행사(조합)과 시공사 간 마찰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사비 증액 이슈와 이에 따른 도급계약 해지가 건설사 실적의 불확실성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본 계약을 맺을 때는 (혁신 설계 등)변경에 따른 공사비 변동분을 조합과 시공사가 합의하게 된다”면서 “인건비나 금융비용, 원자재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분담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기 쉽지 않아 (수익성 등에 있어서도) 불안 요인이 된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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