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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HI 2022)축구장 50개 규모서 빛난 K-제약바이오
1~3일 프랑크푸르트서 CPHI 개최…2500개 기업 집결
VR부터 양푼 주자 막걸리까지 이색 발길 끌기 주목
2022-11-04 07:58:25 2022-11-04 07:58:25
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Messe Frankfrut) 앞에 설치된 CPHI 입간판. (프랑크푸르트=동지훈 기자)
[프랑크푸르트(독일)=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역대 최대 규모라고 평가받는 행사라 버스를 대절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인지 행사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면 우리를 쳐다보는 시선부터 달라요."
 
지난 1일(현지시간) 시작해 사흘간의 여정을 끝으로 마무리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컨퍼런스 CPHI 2022에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CPHI는 매년 유럽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는 제약바이오업계 행사다.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에 이어 올해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가 개최지로 낙점됐다. 행사가 열린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Messe Frankfurt)은 36만㎡ 규모로 축구장 50개 크기와 맞먹는다.
 
행사 개막에 맞춰 전시장에 도착한 이들은 개장 시간을 기다리면서 CPHI 입간판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CPHI 행사 첫날인 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동지훈 기자)
오전 10시30분. 행사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총 13개 관으로 구성된 행사장에 들어가려면 사전 등록을 통해 받은 배지를 보여줘야 한다. 붉은 색 상의를 입은 안내 직원들은 개장과 함께 몰려든 인파의 배지를 찍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주마다 다르지만 종교 기념일인 탓에 1년 전에 비해 방문객이 줄었다지만, 행사 규모가 큰 만큼 인원이 적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각 관은 기업들이 마련한 부스로 채워졌다. 저마다 다른 크기의 부스에는 계약이나 미팅을 위한 별도 공간이 있기도 했다.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진 탓에 부스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보였다. 부스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은 친절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회사 소개 자료를 훑었고, 부스 안의 사람들은 연신 인사를 건넸다.
 
둘째날로 접어든 행사 열기는 전날보다 뜨거웠다. 부스마다 업체 간 미팅이 이어지고 계약까지 성사되는 등 탐색은 전날에 끝난 듯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CPHI에도 참가했다는 한 기업 관계자는 "첫날에도 성사된 계약이 있긴 했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둘째날에 많았다"며 "사흘째 되는 날에는 보통 오전이나 오후 일찍 부스를 마감해 이때쯤이 가장 바쁘다"고 말했다.
 
CPHI 행사 둘째날인 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 인근에 적힌 행사장 전광판과 박람회장 외경. (프랑크푸르트=동지훈 기자)
CPHI에 부스를 차린 한국 기업들은 행사 마지막날에도 해외 기업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분주했다.
 
비대면 행사로 치러진 해를 제외하면 매년 단독 부스를 꾸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부스에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 위탁개발생산(CDMO) 등 사업 현황을 알 수 있는 자료를 내놓고 경품 추첨 행사까지 준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CPHI 행사장 안에 설치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단독 부스. (프랑크푸르트=동지훈 기자)
제임스 최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정보마케팅센터장(부사장)은 행사 첫날 공동 취재단과 동행한 자리에서 "고객 미팅이 계속 있어서 부스에 큰 회의실 2개를 설계했고, 한쪽 벽면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르는 개발 단계를 보여주도록 했다"며 "매일 정해진 시간대에 상품을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CPHI 단독 부스에 BTS 모델의 롯데제과 껌 제품을 전시한 모습. (프랑크푸르트=동지훈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같은 그룹인 롯데제과(280360) 광고모델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워 이목을 집중시켰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롯데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BTS가 전면에 나온 껌을 부스 데스크에 뒀다"며 "BTS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고 전했다.
 
양푼 주전자와 막걸리, 소주 등 한국 주류가 비치된 유한양행 CPHI 부스. (프랑크푸르트=동지훈 기자)
유한양행 부스의 주안점은 한국스러움이었다. 유한양행은 부스 인테리어를 한국식으로 하고 양푼 주전자에 든 막걸리와 소주까지 더해 한국미를 더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행사 수개월 전부터 콘셉트를 논의했다"며 "소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전시용으로 둔 한 병만 남고 다 나갔다"고 말했다.
 
이번 CPHI에 참가한 한국 기업들은 독창성뿐 아니라 외부 인식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년에 비해 3배 많은 60여개 기업이 참가한 데다 수출 계약 등 결과물까지 나오자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CPHI에 참가한 한 기업 관계자는 "워낙 많은 회사들이 프랑크푸르트에 몰려 버스나 숙소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전시장이 문을 열기 전 버스에서 내리는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보는 눈도 예전과 달라졌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의 CPHI 참가 성과는 주최 측이 집계한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행사 마지막날 프레스룸을 찾은 CPHI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갈무리한 자료를 전해주며 "올해 인도 기업 숫자가 크게 늘었는데 한국 기업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여러 지표에서도 경쟁력이나 인지도,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11위를 기록할 만큼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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