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 10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해외건설기업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정부가 해외건설 애로사항을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목표로 제시한 연 500억 달러 수주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지난 몇 년간 고전하고 있는 해외건설 수주 실적도 증가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높이는 분위기다.
1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 기준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249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182억 달러) 대비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주 건수도 374건에서 455건으로 22% 늘었다.
지난해에는 해외에서 총 306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현재 전년 수주액의 80%를 채우면서 올 4분기 추가 수주에 따른 총 수주액 증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체별 올해 계약현황을 보면, 삼성물산이 49억548만 달러(5건)를 수주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억 달러 규모의 미국 '테일러 반도체제조공장(FAB)1 신축공사'와 5억8279만 달러의 베트남 '년짝 3·4호기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 등을 수주했다.
다음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중국 국영 건설사 CC7과 맺은 러시아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의 설계·조달 업무 계약(11억4260만 달러), 말레이시아 '쉘 OGP 프로젝트'(6억8452만 달러) 등을 수주하며 총 27억5372만 달러(6건)의 수주고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 △현대엔지니어링 25억5014만 달러(10건) △현대건설 25억1651만 달러(7건) △롯데건설 15억4372만 달러(9건) △대우건설 10억181만 달러(2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건설사의 연말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 화공 부문의 경우 중동 사업주 화공 프로젝트와 요르단 Refinery, 알제리 PDHPP, 사우디 아미랄 등 주요 파이프라인에서의 결과가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걸쳐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8건, 약 103억 달러 규모의 결과 대기 프로젝트 안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가시권 내 해외 수주로 사우디 마덴 석유화학(15억 달러), 카타르 석유화학(10억 달러), 사우디 아람코 NEC 관련 수의계약 등이 있다"며 "해외 수주의 단기적 성과 확인과 더불어 해외 원전 수출, 사우디 네옴 신도시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장기적인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수행한 사우디 아람코 샤이바 프로젝트 현장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제공)
올해 해외건설 수주 확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도 전방위 지원에 나서면서 연 500억 달러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열린 '해외건설·플랜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오는 2027년까지 해외건설 연 500억 달러 수주와 세계 4대 해외건설 강국 진입이라는 새로운 목표로 '해외건설 3.0 시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규제 개선, 금융 지원 등을 재차 약속했다. 지난달 말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해외건설과 관련해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금융 확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해외 파견 건설 근로자에 대한 특별연장근로 인가기간을 기존 90일에서 180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업무지침'을 개정·시행했다. 주 52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 건설사들의 숨통을 트였다는 평가다.
또한 특별연장근로 기간 산정 시 최초 인가받은 일수가 아닌 사업장에서 실제 사용한 기간을 적용하도록 변경하고, 복잡한 사후 신청 기한을 통일해 단순화시켰다.
앞서 건설업계는 해외 건설현장의 주 52시간제 일괄 적용 어려움과 이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토로하며 정부에 개선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해외건설협회는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해외건설을 주도하는 대기업 12개사 중 10개사가 주 52시간제와 관련해 현지 기후조건, 발주처 대응, 다국적 인력과의 협업 부분에서 애로사항이 있다고 호소했다"면서 "선진 건설기업들과 무한 경쟁하는 해외 진출 기업들은 국내법을 비롯해 현지법도 준수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번 조치는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사업에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