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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금융 리스크①)카카오만의 문제일까…금융신뢰 흔들
'24시간 이상 미복구' 금융사고 5년간 28건
인터넷은행은 소비자 대면 채널 전무
2022-10-24 06:00:00 2022-10-24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데이터센터 화재로 촉발된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이번 초유의 사고는 카카오 금융계열사 서비스 장애로 이어지면서 금융권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의 '나비효과'는 카카오뱅크 등 금융 계열사까지 확산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은 금융사의 전산 장애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5일 경기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다. 카카오톡과 연계된 서비스 오류가 누적되면서 카카오톡을 이용한 간편 이체 등이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금융업은 ‘신뢰’가 생명인만큼 작은 문제가 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객들의 불안 또한 작지 않았다.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금융업 전반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 7월까지 국내 13개 은행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총 421건에 달한다. 5년 반 동안 우리은행의 전자금융사고 건수가 72건으로 13개 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고, 카카오뱅크(52건)가 두 번째로 많았다.
 
24시간이 넘도록 복구되지 않은 전자금융사고는 28건이었으며, 10일 이상 지속된 사례도 6건이나 됐다. 전자금융사고는 주로 프로그램 오류나 시스템·설비 장애, 기타 외부 요인 등에 의해 발생한다.
 
금융감독당국은 현재 카카오 계열사들이 장애 사고가 발생한 후 대응을 잘 했는지, 서비스 정상화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점검하고 있다. 점검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파악한 후 모든 금융사들에 유의사항을 전달하고, 자체 점검도 실시해 그 결과를 취합할 예정이다.
 
특히 당국은 금융사들의 자체 시스템이 아닌 외부 시스템과 연계된 서비스들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계획이다. 금융사들이 기본적으로 이원화 체계는 갖추고 있지만 최근 카카오 주전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업무적으로 연계가 되어 있는 카카오뱅크의 서비스에도 영향을 준 것처럼 외부 시스템과 연계된 서비스에서 취약점이 발견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도 현재 주데이터센터(상암센터)와 재해복구센터(야탑센터), 백업센터(부산) 등 3곳으로 다중화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이번 화재피해로 인한 직접적인 전산상의 손상은 없었지만, 카카오와 연계된 서비스인 간편이체가 작동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에 디지털전환이 진행되면서 금융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연계를 하거나, 빅데이터 분야 등에서 외부와 업무제휴를 맺는 등 복잡하게 연계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한 곳의 전산 문제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5년여간 은행권에서도 421건에 달하는 전자금융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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