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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옮기자" 카카오뱅크 뱅크런?
카카오페이 먹통에 카뱅도 일부 마비
"예금자보호 된다" 해명에도 이용자 불안감↑
타행 인출 인증, 대체 앱 소개글 등 SNS 공유
2022-10-18 06:00:00 2022-10-18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 카카오 전산이 마비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A씨는 카카오뱅크에 있던 돈을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타 은행으로 송금했다. 오픈뱅킹 서비스는 금융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타 금융회사의 계좌 조회와 이체 등이 가능한 금융서비스다. A씨는 "서브(보조) 통장으로 이용하고 있었는데 앞으론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큰 돈은 일단 다 빼고 소액만 일단 남겨뒀다"고 말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대규모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자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323410)와 간편결제서비스 카카오페이(377300) 등 카카오 계열 금융사를 이용하고 있는 이용자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금융 계열사는 서버를 분산하고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어 이번 장애와는 상관없다는 입장이지만 '돈'이 걸린 소비자들은 불신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7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은행권 등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주말 동안 대거 돈을 빼 다른 은행으로 옮기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카오뱅크에 넣어뒀던 예금을 다른 은행으로 옮겨야겠다',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와 연결된 자동이체를 해지했다' 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카카오 서비스 대체 애플리케이션들을 소개하는 글이 인기 공유되고 있고, 카카오뱅크에 예치된 돈을 다른 은행으로 옮겼다는 인증글이 다수 올라왔다. 
 
온라인상의 여론은 뒤숭숭하지만 아직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이 유의미한 규모로 감소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관련 부서 확인 결과 (예금 인출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화재 사태로 카카오뱅크 서비스 이용에 큰 문제가 없었고 고객 계좌 정보도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도 전날 전산센터 화재로 인한 피해 복구현황 자료에서 “카카오뱅크는 전산센터가 별도 위치에 소재하고 있어 이번 화재피해로 인한 전산상 직접 손상은 없었다”고 확인해줬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따른 이용자의 불신감이 쉽게 사그라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일시적으로 앱 로그인이 안되는 상태에서 카카오톡을 통한 고객센터 상담기능까지 막히면서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상당히 컸다.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 이체(1일 100만원 한도)나 카카오톡을 통한 로그인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이용자 상당수가 이용자 상당수가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계좌를 단체모임 자금이나 용돈 관리, 파킹통장 등 서브(보조) 통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줄이 막히면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입출금통장, 자유적금, 정기예금 등의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5000만원은 보호되지만, 인출이 불가한 사고 발생 이후 지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카카오뱅크의 금융거래의 전산 처리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카카오페이 이용자들은 일부 송금 및 결제 오류로 인해 적지않은 불편이 겪어야 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지난 15일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송금과 결제 등 주요 기능이 지난 16일 오후까지 먹통이 되는 등 이번 화재의 직격탄을 맞았다. 화재가 난 판교 데이터센터를 주로 사용했고, 예비 데이터센터로의 전환이 늦어진 결과에 따른 것이다. 카카오페이의 일부 서비스가 이틀이 지난 시점까지도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카카오 장애 사태와 관련해 카카오 금융계열사들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전산센터 화재 발생 이후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증권 등 카카오 금융계열사들의 비상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점검이다. 또 먹통 사태로 발생한 카카오의 금융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도 신속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신고 접수 사례에 대한 합당한 보상 여부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포털사이트 다음과 카카오톡 사용이 일시중단 되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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