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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당심 1위 나경원, 교통정리?…당권주자들 '당심잡기' 경쟁 본격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 내정…유승민·김기현·안철수 당심 놓고 신경전
2022-10-15 06:00:00 2022-10-16 17:35:29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6일 '이준석 리스크'를 떨쳐낸 이후 당권경쟁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의 차기 당권을 놓고 '민심'은 유승민 전 의원, '당심'은 나경원 전 의원을 가리키고 있다. 다만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내정되자 당심의 자리가 비었다는 진단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은 본선에서 당심을 70% 반영한다. 이에 차기 당권주자들의 당심잡기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월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피텔 서울 앰버서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글로벌 우먼 리더스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4일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의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37.1%는 국민의힘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유승민 전 의원을 첫 손에 꼽았다. 이어 나 전 의원(16.2%), 안철수 의원(10.8%), 김기현 의원(6.3%) 순이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나 전 의원 30.4%, 유 전 의원 20.7%, 안 의원 13.5%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나 전 의원(39.1%), 안철수 의원(18.3%), 김기현 의원(13.2%), 유 전 의원(9.6%) 순이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13일 넥스트위크리서치가 KBC광주방송과 UPI뉴스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기 당대표로는 유 전 의원은 29.7%를 얻어 7주 연속 1위를 달렸다. 2위인 나경원 전 의원(12.2%)과는 두 배 넘는 격차를 보였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나 전 의원이 22.9%로, 유 전 의원(17.3%)보다 5.6%포인트 앞섰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만 보면 차기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민심은 유승민 전 의원을, 당심은 나경원 전 의원을 지지하는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나경원의 빈자리'가 이번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나경원 전 의원을 지명한 것.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되면서 당권 경쟁에서 한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천하람 당 혁신위원도 14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나 전 의원의 부위원장 내정은 당대표에 출마하지 말란 뜻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게 해석된다"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굉장히 중요한 자리다. 추가적으로 당대표까지 하기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자리"라고 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전날 밤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나 전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하지 못하도록)교통정리를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당심 1위' 빈자리가 비게 되자 차기 당권주자들의 경쟁구도가 변할 모양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선에선 당원투표 비중이 70%에 달한다. 당심을 누가 잡느냐가 당대표 선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현재 당 안팎에서는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가나다 순)의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5선의 조경태 의원도 출마로 마음이 기울었고, 4선의 윤상현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빈자리를 파고들 태세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차출설도 흘러나온다. 

당내에서도 당심의 빈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이냐, 누가 '나경원 빈자리'의 수혜를 볼 것이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수혜자는 김기현 의원 아니겠느냐"라며 "안철수 의원은 어쨌든 국민의당에서 왔고, 어떻게 보면 정통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당대회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전당대회를 내년 3~4월에 하게 된다면 당권주자들이 저마다 당내 기반을 확보,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당심의 향방을 더욱 가늠할 수 없게 된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심이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는 것이라면, 대선 때 선거대책본부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통일부 장관 등을 한 권영세 장관이 매우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에 갇혔던 유승민 전 의원에게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유 전 의원은 14일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 기반인 영남에서도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론조사를 보면 대구·경북(TK)에서 차기 당대표 적합도는 유승민 전 의원(34.0%), 안철수 의원(15.1%), 나경원 전 의원(13.2%) 순으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PK)에선 유 전 의원 (28.0%), 나 전 의원(17.6%), 김기현 의원(13.0%)였다. 안철수 의원은 고향인 PK에서 9.1%만 획득 3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는 TK와 PK에서 국민의힘의 쇄신론이 대두되는 것과 맞물린 걸로 해석된다. 유 전 의원이 배신자의 덫에 빠져나온다면 당심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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