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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대법관 공백 사태’ 국감 전 끝내야
2022-09-28 06:00:00 2022-09-28 06:00:00
‘대법관 공백 사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내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차기 대법관으로 지명된 오석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 동의는 기약 없는 상태다.
 
대법원에는 사건이 계속 쌓이고 있다. 김재형 전 대법관이 주심을 맡았던 사건은 330건(퇴임일 기준)이 넘고, 일제 강제징용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미쓰비시 배상사건과 같은 항고 사건까지 포함하면 처리해야 할 사건 수는 1600건에 달한다. 매달 열렸던 전원합의체 판결은 잠정 중단됐다.
 
사건 당사자들은 흐르는 시간을 마냥 기다리고 있다. 여야 대치로 재판이 지연되며 애꿎은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 재판은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이 3개 소부에 4명씩 배치돼 사건을 심리하는 구조다. 각 소부에서 심리하는 사건은 대법관 1명이 주심을 맡고 나머지 3명과 합의를 통해 결론을 내는 식이다. 대법관은 직무대리가 불가능한 구조라 1명이라도 결원되면 당장 수십~수백 건의 사건이 지연된다.
 
특히 민사사건의 경우 판결이 지연되면 권리구제가 늦어져 그만큼 사건 당사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
 
야당은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의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시절 2011년 ‘800원 횡령 버스기사 해고’ 판결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당시 오 후보자가 노사협약에 따른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과거 그의 판결이 틀렸다고만 볼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논란은 될 수 있지만 당시 판결이 대법관 결격 사유라고 보기엔 다소 지나치다는 얘기다. 지난달 인사청문회 이후 새로운 의혹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 임명안 발목을 잡으며 대치 전선을 끝없이 이어가는 국회가 사법부까지 옭아매는 형국이다.
 
여야가 임명동의안을 정쟁 수단 삼아 대법관 공백 사태를 야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박상옥 전 대법관은 전임자 퇴임 이후 78일, 2017년 조재연·박정화 전 대법관은 140일, 2018년 김상환 대법관은 81일이 지나서야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국회는 마치 연례행사처럼 대법관 인준을 매번 늦추며 국민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입법부가 대법관 후보자 적격성 여부를 따질 수는 있지만 특별한 결격 사유 없이 임명안 처리를 계속 늦추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이는 삼권분립 원칙에도 어긋난다.
 
국회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대법원장이라도 움직여야 한다. 다양한 채널을 가동하며 야당을 설득해서라도 국감 전 대법관 공백사태를 끝낼 필요가 있다.
 
박효선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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