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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국내 주식 소수점거래 첫 시행, 투자자 유입 효과는 '글쎄'
NH·KB·미래에셋·키움·한화, 5개사 오늘부터 서비스 개시
"우량주식 접근성 확대…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 기대"
신규 투자자 유입 효과는 크지 않을 듯…작년과 시장 상황 달라
2022-09-26 13:38:50 2022-09-26 16:00:46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에 이어 국내주식도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가 본격 시행된다.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는 고가의 주식을 쪼개서 거래하는 것이다. 고가의 주식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일각에선 소수점 거래에 따른 투자자 유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이날부터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명근 예탁결제원 전자등록본부장은 이날 보도자료 브리핑을 통해 “작년 말 기준 국내주식투자인구는 1834만명에 달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는 편입된 종목은 평균 5.96개에 불과하다”며 “국내주식 소수 거래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향후에는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많은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주식 소수 거래는 신탁제도를 활용해 온주를 다수의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하는 방식이다. 먼저 증권사는 투자자의 소수단위 매수주문을 취합하고 부족분을 자기재산으로 채워 온주를 취득한다. 이후 해당 주식을 예탁원에 신탁, 예탁원은 신탁받은 주식에 기초해 다수의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하게 된다.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는 그동안 미국 등 외국사례, 해외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 확대 등으로 도입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증가해왔다. 예탁원과 증권사들도 소수점 거래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상태였지만, 과세 기준이 명확하게 서지 않으면서 시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그러나 최근 기획재정부가 소수 단위 투자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배당소득세 또는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서비스도 예정대로 시행할 수 있었다.
 
예탁원은 시장 요구 수용과 정책지원을 위해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증권사와 공동으로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고, 올해 2월까지 시스템 분석·설계를 마쳤다. 지난 5월 시스템 구현을 마쳤으며, 최근 단위·통합·참가자 테스트 거쳐 이날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시스템 구축과정에서 증권사 대상으로 워킹그룹을 운영(총 7회)해 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 시스템 완성도를 높였다.
 
서비스가 개시되면서 투자자는 종목당 최소투자금액 인하로 우량주식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 소규모 투자금으로 위험관리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쉽게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또 주 단위가 아닌 ‘금액 단위’ 투자가 가능해져 적금과 같이 매월 일정 금액을 주식투자에 활용할 수도 있다.
 
소수 단위 거래 주식 보유자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증권사와 투자자의 계약이 있을 경우 의결권행사가 가능하다. 증권사는 신탁주식 발행회사의 주총 안건별 찬반의사를 온주단위로 취합해 예탁원에 통보한다. 이후 예탁원이 증권사의 통보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는 식이다.
 
예탁원은 이번 서비스 시행을 통해 투자자 저변 확대와 자금 유입 증가 등으로 증권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이번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 개시를 통해 투자자의 주식시장에 대한 접근성 확대, 증권사의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제공 및 증권시장의 활성화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소수 단위 거래에 대한 증권가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금리인상 등으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꺾인 상황”이라며 “증권시장에 신규투자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이 소수점 거래 도입을 원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기존 투자자들마저 시장을 떠나고 있어서 신규 진입효과가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5개 증권사 외에도 연내 7개 증권사가 추가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다음달 4일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올해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상상인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명근 예탁결제원 전자등록본부장. (사진=박준형 기자)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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