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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그림자③)"분양시장 한파 지속"…공급 밀린다
서울 청약경쟁률 164대 1→26대 1
'옥석 가리기' 심화…"규제 해제에도 수요 제한될 것"
"미분양 피하자" 공급시기 조율…눈치보기 장세
2022-09-26 07:00:00 2022-09-26 09:38:09
예비청약자들이 견본주택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분양시장 한파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면서 청약 경쟁률은 반토막 났으며, 공급자들은 분양을 미루는 등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 규제지역 해제 등 분양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164.13대 1에서 올해 26.39대 1(9월 22일 기준)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28.65대 1에서 8.39대 1, 인천은 20.26대 1에서 19.77대 1을 보이며, 수도권 전체는 30.96대 1에서 11.63대 1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방 또한 14.33대 1에서 8.61대 1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분양 적체가 상당한 대구는 4.33대 1에서 0.45대 1까지 내려 경쟁률이 한자릿수를 채우지 못했다.
 
집값 상승기 '묻지마 청약'에 나섰던 수요자들이 입지, 가격 등을 따지는 선별 청약으로 돌아서자 청약 경쟁률도 함께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역과 단지 특성에 따라 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다 보니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수요자들은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다고 여길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춤해진 시장 상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지방은 규제지역 해제로 고분양가관리지역에서도 벗어나는 만큼 분양가 상승이 예상돼 수요자 유입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지역 해제와 자재값 인상에 따른 분양가 인상은 수요를 더욱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제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오는 26일부터 세종 외 지방 전 지역과 수도권 일부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고, 인천과 세종을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해당 지역에 적용됐던 대출, 청약 등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분양시장에 생기가 돌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 활력이 크게 떨어져 수요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에서 높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하면 주택을 구입하기 쉽지 않다"며 "비규제지역과 저평가지역을 찾아 다니는 외지인 주택 매입도 줄었고 매입 실익도 이전보다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미분양이 늘고 청약 열기가 가라앉는 등 분양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주택사업자들도 분양시기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규제 해제로 공급에 나서는 단지도 있지만 미분양 우려가 커 사업을 미루는 곳도 많다"면서 "당장 10월, 11월 분양물량이 줄어든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건이 더 악화되면 사업을 백지화하는 곳이 늘어 전체적인 공급 감소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 연착륙 유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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