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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경고등③)"주택 공급 연쇄 차질 불가피"
2022-09-26 06:00:00 2022-09-26 12:19:09
 [뉴스토마토 박진아·이혜진 기자] 금융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돈줄을 급격히 옥죄면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금융권의 PF 대출이 막히고, 전체 주택 공급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연쇄적인 반응을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과 교수는 25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PF 대출이 줄어들면 당연히 '민간 주도형으로 간다'라는 민간 중심의 공급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면서 "처음부터 그런 계획 자체가 제대로 된 주택시장 진단에서 나온 올바른 계획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처음부터 제대로 된 공급 정책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시장에서는 대규모 공급 계획을 철회하라는 요구도 있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PF를 통한 개발사업은 통상 2~3년의 시차를 두고 시장에 공급물량으로 나온다. 때문에 금융권의 PF 대출 돈맥경화가 심화하면 연간 50만 가구의 주택 공급을 통해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실제 정부에서도 주택 공급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내다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2일 "PF 대출이 사실상 중단에 가깝고 건축비용이 너무 올라 공급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반영돼야 할 비용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공공과 민간 부분의 주택 공급이 탄력적으로 서로 보완할 수 있도록 조절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금융권의 PF 대출이 중단되면) 주택 공급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 부동산 시장이 많이 안좋아서 추가로 프로젝트를 생성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PF 대출을 중단하면 다른 금융권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면서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PF 대출에 대해 무차별적인 '돌격 앞으로'가 아니라 '이제는 좀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금리 인상 이슈가 나올 때부터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조심스러운 상황인데, (주택 공급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본다"고 덧붙였다.
 
박훈 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동산 PF 운용사들이 어떻게 행동하냐 부분을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금 부동산에 대한 가액이 떨어지고 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 공급에) 어려움이 있다고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 PF 대출 시장의 위험 관리 강화 등을 고려하면 경기 악화로 부동산 PF 부실 위험은 과거에 비해 크지 않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 위험에는 여전히 노출돼 있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급격히 옥죄면서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주택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이혜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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