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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16마리 학대하고 신고자 협박한 20대, 징역 1년 4개월
변호인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일" 주장
2022-09-20 17:01:27 2022-09-20 17:01:27
(사진=연합뉴스) 24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 회원들이 고양이 살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8.24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폐양어장에서 길고양이 16마리를 학대한 2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가해자는 신고자에게 협박 문자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권순향)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으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포항에서 길고양이 16마리를 폐양어장에 가두고 학대하거나 죽인 혐의로 법정에 섰다.
 
또한 그는 고양이 학대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고 양어장 배수 파이프를 전기톱으로 잘라 소유주에게 피해를 줬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에는 자신을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제보자를 문자메시지로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라며 "배수 파이프는 이미 낡아 사용할 수 없을 정도여서 재물손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범행 방법, 수법, 행동 등을 보면 사물 변별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라며 "전기톱으로 잘라낸 배수 파이프도 재물손괴에 해당한다"고 피고인의 주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협박을 당한 신고자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고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등 죄가 가볍지 않다"며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소정의 합의가 이뤄진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3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구형량의 반도 안 되게 나온 것이 아쉽다"면서도 "실형이 나온 것은 다행"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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