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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출범 1년 반만에 수사 1개 부서 사라져
고발사주 담당 이승규 검사도 사의
지난 6월 이후 총 5명이 사의 표명
법조계 "검사들 의욕 상실증 심각"
"분위기 혁신 없으면 이탈 계속 될 것"
2022-09-20 17:48:27 2022-09-20 18:00:20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소속 검사들이 연이어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불확실한 공소 유지 가능성, 수사 인력 유출 등으로 공수처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공수처 수사1부(부장 이대환) 소속 이승규 검사(사법연수원 37기)는 최근 개인 사정으로 사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 검사를 포함해 지난 6월 문형석 검사를 시작으로 김승현 검사, 최석규 부장검사, 김일로 검사 등 공수처 검사 5명이 공수처를 나갔거나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현재 공수처 편제는 수사 3개부와 공소 1개부다. 처장과 차장, 인권감찰관·수사기획관·인권수사정책관을 뺀 현황이다. 수사 1개부 소속 검사 규모는 부장검사를 포함해 5명이다. 결국 출범 1년 반여만에 수사 1개 부서 검사들이 공수처를 떠난 셈이다.
 
이 검사는 공수처 설립 직후부터 근무한 원년 멤버로, 고발사주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담당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고발사주 의혹 사건 공소 유지마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오는 26일엔 고발사주 의혹 재판 3차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공수처는 이 검사를 만류하고, 이 검사 또한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직 의사를 철회할지는 미지수다. 공수처 스스로도 충격파가 큰 것으로 감지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 검사가) 아직 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나가는 걸 전제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현재로선 공판에 참석할 것이다. 사의를 표명했다고 참석을 안 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공수처의 주요 인력 이탈이 앞으로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한 로스쿨 교수는 "조직이라는 게 건강한 경쟁과 의욕적인 수사를 통해 활력이 돌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수사 성과가 없다 보니 검사와 수사관 모두 소위 '의욕 상실증'에 걸린 게 아닌가 싶다"며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앞으로도 사의 표명은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사의 표명의 원인이 공수처법 등 구조와 제도에 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사직 사유를 한 가지로 정의하기 힘들다"면서도 "검사 인원이 적고 3년 임기를 연임하는 구조가 인재들이 소신 있게 수사하는 걸 보장해주는 구조인지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관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공수처법 보완 등 고칠 것은 전반적으로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지난 8월2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정문에서 열린 공식 CI 반영 현판 제막식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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