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전망대에서 본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은 가을 이사철 성수기를 맞았지만 올해 대목은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 인상과 불안한 경제여건 등의 여파로 극심한 거래 가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8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042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거래된 3만4577건의 약 26%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4064건과 비교하면 올해 8월(14일 기준) 487건 거래돼 매매거래량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학군 수요가 많은 강남구, 양천구, 노원구의 경우 각 38건, 18건, 31건으로 두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아직 8월 거래 신고기간이 남아있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달 거래량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같은 거래 절벽은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를 보면 집계가 완료된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2만1836건으로 월별 기준 올해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매매거래량(5만9386건) 대비 63% 가량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경기(1만6580건→4567건)와 인천(3514건→1041건)의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현재 금리 인상,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을 비롯해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도, 세금 부담이 여전하다"면서 "이런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함에 따라 매수와 매도가 멈춰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상 추석이 지나고 부동산 시장은 가을 이사철 수요로 인해 활기를 띤다. 올해 하반기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 전망,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는 "수요가 증가해야 하는데 여러가지 조건이 매수세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매수심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의 이달 첫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동향은 86.7로 조사됐다. 지난달 초까지 90대를 유지했지만 80대로 떨어졌다. 서울(80.9), 경기(84.4), 인천(82.8), 지방(90) 등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시장에 나온 매물은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대비 이날 서울매매 매물은 33.5% 늘었다. 경기와 인천도 각각 42%, 50.4% 증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급이 확대 추세인데 반해 매수세가 약화되면 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리 인상의 속도가 빨라지고 폭이 커지면 집값이 가파르게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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