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에서 리츠 투자, 빠르면 이달 내 시작
금리 상승에도 배당 증액해…주가 하락이 기회
2022-09-12 02:30:00 2022-09-12 02: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이르면 이달 안에 연금저축 계좌에서 상장리츠(REITs)를 매매할 수 있게 된다. 일부 증권사들은 준비를 거의 마치고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관계당국과 금융투자협회의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라 이르면 이달 안에 연금저축에서 리츠 투자가 가능해진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1월 ‘공모·상장 활성화를 위한 리츠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연금저축에서 공모·상장리츠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세부적인 실행방안을 두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투자협회가 논의를 진행해 현재 대부분의 협의를 마친 상황으로 곧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도 이에 맞춰 시스템을 정비했다. 일부 대형사는 어느 정도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 발표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빠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달엔 연금계좌에서 리츠 주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시스템 준비를 시작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이미 퇴직연금, 개인연금계좌(IRP)에서 상장리츠 매매가 가능해 연금저축에서 매매할 수 있게 정비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연금저축이 연말정산 세제혜택이 큰 상품인 만큼 늦어도 올해 안에는 오픈할 가능성이 높다.  
 
연금저축 계좌에서 리츠 매매가 가능해질 경우 현재 침체되어 있는 리츠 시장에 조금이나마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장리츠는 지난 1~2년간 고배당 투자 수단으로 추천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주가가 크게 올랐고 이에 힘입어 새로운 리츠종목들이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2020년에는 6종목, 2021년엔 5종목이 신규 상장했고 올해도 2종목이 증시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미국의 테이퍼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금리가 고공행진을 시작하자 리츠 주가도 꺾였다. 4월 중순경부터 하락을 시작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금리 상승이 리츠들이 자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조달한 대출금리를 끌어올려 리츠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에 투자심리도 빠르게 식었다.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20개 리츠들 중에서 공모가를 밑도는 종목이 절반을 넘어 11종목에 이른다. 간신히 공모가를 지키고 있는 종목까지 포함하면 지금 시점에선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리츠의 특장점이 안정성과 고배당에 있는 만큼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실제로 상장리츠들은 투자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결산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증액한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리츠들은 대출을 장기로 조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금리 인상이 당장의 손익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 사이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는다면 리츠 주가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연금저축으로 리츠 투자가 가능해진다면 수급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퇴직연금이 위험자산 편입비중을 70%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연금저축에선 개별 리츠 한 종목에 100% 비중을 싣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상장리츠 20종목 중 초기에 상장한 에이리츠,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를 제외한 나머지 17개 종목은 1년에 2회 이상 결산 및 배당을 하고 있다. 이중에서 올해 상반기에 결산 배당을 결정한 종목들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배당을 증액한 곳이 많다. 이리츠코크렙은 지난해 6월말 기준 1주당 179원을 배당했으나 올해 6월 결산에선 210원 배당을 결정했다. 3월과 9월에 결산하는 신한알파리츠도 작년 3월엔 160원을 배당했다가 올 3월엔 190원으로 증액했다. 
 
주가는 많이 하락했지만 배당엔 아직 흔들림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주가 하락을 배당 투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일반 주식종목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리츠를 일종의 대피소로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차갑게 식은 시장 분위기엔 아랑곳없이 오는 10월엔 KB운용의 첫 리츠상품인 KB스타리츠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던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는 과세 문제로 막혀 있는 상태다. 소수점 단위의 주식을 주식으로 볼 것인지 펀드로 볼 것인지에 따라 세목과 세율이 달라지는데 이에 대한 유권해석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연내 시행도 불투명한 상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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