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현대중공업(329180) 휴가 기간 작업장 내 설치된 CCTV를 두고 노사가 대립하고 있다. 노조는 동의 없이 설치된 CCTV가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사측은 협력업체가 안전을 위해 설치해 대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최근 여름 휴가 도중 울산 조선소에 복수의 CCTV와 이를 관리하는 관제소가 설치됐다며 사측에 문제제기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사측이 지난달 19일 2022년도 단체협약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노조에 따르면 ‘협력사 복지증진 센터’로 쓰일 예정이던 외업 3관 옆 별관 건물에 CCTV 관제소가 설치됐다. 노조는 노보를 통해 “회사는 휴가 기간 노동자가 없는 틈을 타 도둑발로 몰래 CCTV를 여럿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CCTV를 설치하고자 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15조에 따라 촬영 범위에 포함된 모든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CCTV와 같은 감시장비는 노사 양자의 협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CCTV 논란이 지난달 시작한 임단협 초반 의제 확보와 관련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는 노보를 통해 “2022년 임단협 첫 발을 뗀 지금, 노사 신뢰를 저버린 회사의 행태는 노동조합에 대한 선전포고인지, 실무자 일탈인지 낱낱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와 회사에 따르면 사측은 올해 1분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공장 및 선박 내 작업구역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하지만 노조가 회사의 CCTV 악용을 우려해 합의하지 않았다.
사측은 이번에 설치된 CCTV가 원청이 아닌 협력사가 설치해 대응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청과 협력사의 작업 공간이 따로 있다”며 “해당 부지도 회사 부지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협력사가 책임지고 작업 공간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사가 안전 관리를 위해 스스로 비용을 들여 설치했다”며 “원청이 관리하는 야드 역시 안전상 이유로 CCTV가 많이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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