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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반발에 꼬리내린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중단(종합)
매각설 이후 65일만에 매각 철회…노조 "환영"
사회적 질타 여론 의식한 행보…수익실현 과제는 쉽지 않을 듯
2022-08-18 12:13:13 2022-08-19 09:20:29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카카오(035720)가 그간 추진해오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일부 지분 매각 추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매각설이 불거진지 65일만이다.
 
최근까지도 매각 유보 입장을 보였던 매각 주체 카카오가 결국 카카오모빌리티 노사 협의체의 상생안을 받아들이면서 의견 합의를 본 셈이다. 특히 이번 결정은 '먹튀 매각'이라는 직원들의 강한 반발을 비롯해 사회적 책임을 저버렸다는 사회적 여론 악화를 의식한 행보로 관측된다. 
 
17일 오후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 카카오 노조가 경기도 판교에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이선율기자)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는 18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 구성 변경 검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중 일부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1대 주주에서 2대 주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55%를 지닌 최대 주주인데 당시 기준 10%대의 지분을 MBK에 매각해 2대 주주로 물러나고자 했으나 결국 논의를 중단키로 했다.
 
공동체 센터는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 구성을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며 모빌리티 노사와 소통해왔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노사는 지난 8월 초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성장과 혁신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공동체 센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카오 노동조합은 카카오의 매각 중단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전했다. 서승욱 노동조합 지회장은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끌어낸 성과"라며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구성원과 회사를 잇는 공식 창구인 만큼 앞으로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을 위해 회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T 택시가 도로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이선율기자)
 
지난해부터 카카오는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 논란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아왔고, 최고 경영진까지 국정감사에 불려나가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는 과제를 떠안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또 다시 불거지면서 내부 직원들마저 등을 돌리며 '배신의 회사'라는 오명까지 씌워졌다. 여기에 대리운전 노조 등 플랫폼 노동자들까지 가세해 카카오가 사회적 책임 이행에 발을 빼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직원들과 카카오노조, 대리운전 노조 등 이들은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 투자 수익 극대화에만 몰두해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미 홈플러스, 코웨이 인수 사례에서도 핵심 자산 매각해 배당을 챙기는 한편 직원 감원까지 감행해 고용불안을 야기시켜 논란이 인 바 있다.
 
가장 논란이 됐던 먹튀 논란 등 비판 여론에서 벗어났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사회적 책임 이행과 미래 성장 동력를 동시에 챙겨야하는 과제가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4월 플랫폼 비즈니스 상생을 위해 향후 5년간 500억 원 기금을 조성할 것이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모빌리티 수익 실현 과제도 택시업계와 대리운전업계의 반발에 더해 정치권 규제 이슈가 맞물려있는만큼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전화콜 대리운전 시장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 진출 제한이 걸린데다 프로서비스 유료화 추진으로 대리운전노조와도 지속적인 갈등 국면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매각 철회로 얻은 효과는 실추된 사회적 이미지를 회복했다는 것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수익실현 면에서는 규제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골목상권 침해, 먹튀 이슈에서 벗어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사모펀드 MBK에 매각한다는 것이 먹튀 논란을 더욱 키웠다. 지난해에 카카오 이미지가 많이 훼손됐는데 이번 매각 논란으로 더 상황이 악화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카카오로서는 경제적 손실보다도 명예 실추가 더욱 뼈아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교수는 이어 "헤어숍, 꽃 등 플랫폼 사업 확장이 막혀있는 상태에서 현재 모빌리티가 수익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 지극히 한정적인 상태"라며 "카카오로서는 카카오라는 이름을 빼고 2대 주주로 빠져 사업 이행을 추진하는 것이 하나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봤는데 지금으로선 현상 유지 외에는 (수익실현) 방안이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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