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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텍, 헐값 유증에 기존주주 분노…“주주가치 훼손”
발행주식 대비 50% 증자…구주주 우선 배정 없는 100%일반 공모
유증 할인율 30% 제공…증자 후 대규모 물량 출회 우려↑
"헐값 유증에 우선 배정권도 없어…기존주주 무시하는 행위"
2022-08-17 06:00:00 2022-08-17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스프링클러 등 소방제품 생산 기업 파라텍(033540)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기존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유증 흥행을 위해 높은 할인율을 제공했지만, 기존주주들에겐 신주가 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대주주의 청약 참여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 유증 이후 대규모 물량 출회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17일 금융담독원에 따르면 파라텍은 내달 2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예정발행가액은 1075원으로 총 2350만주가 신주발행될 예정이다. 발행방식은 구주주청약이 없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확정발행가는 내달 2일 공개될 예정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파라텍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자 기존투자자들은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파라텍의 유증 방식이 일반공모 방식이기 때문이다. 유상증자의 경우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식은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다. 이는 기존 주주들에게 우선적으로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기존주주들은 보유주식수에 따라 발행되는 신주 청약에 우선권을 갖는다. 그러나 파라텍의 경우 100% 일반공모 방식으로 기존주주의 우선청약권이 없다. 
 
파라텍이 이번 유증으로 발행하는 신주는 2350만주로 파라텍 발행주식총수(5013만5131주)의 5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신주 발행이 완료될 경우 주식가치 희석이 예상되지만, 기존투자자들 역시 신주를 받기 위해선 일반투자자들과 동일하게 청약에 참여해야 한다. 
 
청약방식에 투자자들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파라텍 주식을 보유한 한 투자자는 “대규모 유장증자를 진행한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에선 악재가 될 수 있는데, 파라텍이 일반공모를 택한 것은 기존주주들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신주가 발행되면 늘어난 주식수에 기존주주들의 주식 가치도 희석될 텐데, 신주도 받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파라텍이 이번 유상증자에서 높은 할인율을 제공한 점도, 이 같은 불만을 키우는 요인이다. 파라텍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30%의 할인율을 제공했다. 유증에 참여할 경우 기준주가 대비 30% 저렴한 가격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어 신주 발행 직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구주주 배정물량이 없는 점은 오버행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신주 배정이 전부 일반청약으로 진행되는 만큼 최대주주의 청약 참여여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파라텍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당사의 최대주주인 휴림인프라조합의 청약 계획은 현재 알 수 없으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 또한 없다”고 밝혔다.
 
일반공모 유증 공시 이후 파라텍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증 공시일(7월22일) 1630원이던 주가는 다음날 23.01% 급락하며 1255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유증 이후 주식가치희석을 우려한 기존주주들이 대량 매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유상증자가 완료되고 나면 발행주식수가 50% 넘게 늘어나면서 주식가치 희석이 예상되지만, 기존주주들의 경우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도 신주를 받을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에서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것은 유증 성공 가능성을 높이지만, 주주배정 없이 일반공모로 진행될 경우 청약 참여자들이 단기 차익을 위해 유증 직후 대량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발행되는 신주 수량이 많은 만큼 오버행 이슈가 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라텍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충북 서산공장 증축 및 채무상환,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설투자와 채무상환에 각각 50억원씩을 투자하며, 나머지 172억원은 기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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