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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8기 구청장)"은평도 용산·세운처럼 초고층 복합개발 필요"
김미경 구청장 "오 시장, 일방적 '골드빌리지' 발표 유감"
"베드타운 벗어나려는 은평구 중심부에 1천세대 공급 안 돼"
"혁신파크에 50층짜리 상업·업무·쇼핑시설 지어야"
"임기 내 교육환경 개선·교통인프라 확충 완성할 것"
2022-08-11 06:00:00 2022-08-11 0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민선8기 지방자치가 문을 열었다. '풀뿌리 민주주의'라 불리는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를 통해 몸소 증명했다. 특히, 이번 민선8기엔 서울 3분의 2가 넘는 자치구의 구청장들이 새로 바뀌었다. <뉴스토마토>가 각 자치구청장들을 만나 그들의 포부와 비전을 릴레이 인터뷰로 전한다.(편집자주) 
 
“용산국제업무지구랑 세운지구만 초고층 복합개발하나요. 어디보다도 은평혁신파크는 초고층 복합개발이 필요한 지역입니다.”
 
10일 은평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지난 4일 귀국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싱가포르 해외출장 결과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싱가포르 출장 당시 오 시장은 실버타운인 ‘캄풍 애드미럴티’를 방문해 은평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 내에 자녀 가까이에 부모가 생활하는 세대 공존형 주택단지 가칭 ‘골드 빌리지’를 100~200가구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구청장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골드 빌리지 발표 과정이 주민이나 자치구와 사전 소통과 협의 없이 이뤄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김 구청장은 “혁신파크는 DMC와 진관동의 삼각축의 핵심으로 우리는 거기가 메인이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은평에 필요한 것은 상업시설과 랜드마크인데 실버타운을 만든다고 하니 당장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해 입장문을 안 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혁신파크는 당초 질병관리본부가 이전한 부지 약 11만㎡를 2015년 서울시가 매입해 230여개의 단체가 입주해 있다. 
 
서울시, 혁신파크 활용 두고 은평구와 이견
 
서울시는 오 시장이 작년 취임한 후 ‘서북권 신생활 경제 중심지 조성’을 목표로 혁신파크의 새로운 활용방안을 수립 중이지만, 골드 빌리지를 포함해 총 1000여 세대의 주택 공급을 추진하면서 주거 최소화를 원하는 은평구와 일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은평구는 혁신파크에 상업·업무·쇼핑 등 경제 활성화 시설과 함께 4차산업 기업을 유치하고, 시립대캠퍼스 유치와 도서관, 복지관, 복합문화시설, 공원, 쉼터 등 주민편의시설을 갖춘 서북권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개발 구상(안)을 서울시에 제시한 바 있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가 1000세대가 확정된 것처럼 자료를 발표했다. 은평은 이미 베드타운으로 이를 벗어나려면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시설들이 들어와야 한다”며 “우리는 예식장도, 호텔도, 대형공연장도 없는 지역으로 기반시설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혁신파크, GTX·3호선 등 교통접근성 뛰어나
 
혁신파크는 불광역 인근에 위치해 은평구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입지를 갖고 있다. 3·6호선은 물론 향후 GTX 등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접근성도 뛰어나다. 김 구청장은 혁신파크 부지에 인근 아파트와의 스카이라인을 고려해도 50층 규모의 초고층이 가능할 것으로 구상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서울혁신파크도 비욘드 조닝할 수 있고, 화이트 사이트할 수 있다”며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용산이나 도심만 챙길 것이 아니라 은평구와 잘 소통해 서북권에 초고층 복합개발이 이뤄져야 사람들이 모이고 상권이 생겨서 성장동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 전경. (사진=은평구)
 
고양·은평선, 2029년 준공 예정
 
은평구의 낙후된 교통 인프라는 오랜 기간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김 구청장은 이번 임기를 교통 인프라 확충의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2월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이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사업 추진의 물꼬가 트였다. 은평구 새절역을 기점으로 경기도 고양을 연결하는 광역도시철도 고양·은평선도 지난해 7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오는 2029년 준공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의 예타 통과를 위해 모든 행정역량을 총동원하고, 경제적 타당성을 근거로 고양·은평선에 신사고개역 신설을 협의하겠다”며 “서부경전철 조기 착공, 은평새길(제2통일로) 건설, 통일로 우회도로 사업이 성과를 보이면 서북부지역의 혼잡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은 지난 9일 밤 녹번동 공동주택 인근 배수로 현장을 찾아 침수 피해와 조치 상황 등을 긴급 점검했다. (사진=은평구)
 
"청소년 진로진학 정보센터 설치"
 
김 구청장이 만난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진로진학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김 구청장은 이를 바탕으로 민선8기에는 교육 문제에 집중할 예정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안정적으로 진로·진학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청소년 진로진학 정보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진로진학정보센터 온라인 시스템 구축을 거쳐 2025년엔 진관동에 청소년 진로·진학정보센터를 조성한다.
 
학교폭력을 학교를 포함한 마을의 문제로 인식하는 학교폭력 솔루션 전담팀 설치·운영, 4차산업과 연계한 미래형 복합문화도서관 조성, 지역 출신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진로·진학 상담프로그램 등을 준비 중이다.
 
김 구청장은 “민선8기에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교육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교육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교육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코로나를 지나며 많은 주민들이 자치행정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만큼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앞으로 은평 발전 50년의 초석을 닦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얘기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10일 은평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은평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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