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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물폭탄에 윤 대통령 "추가 호우에 선제대응, 복구에도 만전"(종합)
"국민께서 충분하다 느낄때까지 조치해달라"…국무회의 후 신림동 사고현장 방문
2022-08-09 16:23:30 2022-08-09 16:23:30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발달장애인 가족이 폭우로 인한 침수로 고립돼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한 다세대주택을 방문한 뒤 다른 피해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역대급 물폭탄에 호우 피해가 잇따르자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긴급 방문했다. 또 침수피해지역 현장 점검에 나서는 등 복구 대책 지시에 총력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일정으로 오전 9시30분 정부서울청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오늘 저녁에도 어제 수준의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만큼 선제 대응하고, 신속한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며 "복구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피해 지역에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응급 복구에 힘써달라"며 "경찰, 소방, 지자체 공무원 등의 안전에도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국민께서 충분하다고 느낄 때까지 끝까지 조치해주기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인재로 우리 국민이 소중한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추가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저도 상황을 끝까지 챙기겠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늦게까지 서초동 자택에 서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등으로부터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 서초동을 비롯한 강남 일대도 집중호우로 침수되는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당초 대통령실은 이날 일정으로 세종시에서 국무회의 주재와 국가보훈처의 업무보고를 예정했다. 하지만 전날(8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부권에서 기록적 폭우가 이어지자, 재난안전상황실 방문과 침수피해지역 현장 점검을 긴급 추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어제 오후 9시부터 오늘 새벽 3시까지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지침 및 지시를 내렸다"며 "새벽 6시부터 다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전날 기록적인 폭우에 자택 주변이 침수돼 현장을 방문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선 "대통령이 만약 현장에 나와야겠다고 생각하면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며 "어제 이미 상황실에서 한덕수 총리가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대처 역량을 약화시켜선 안 된다는 판단 하에 가지 않으신 것이고, 새벽 3시가 넘을 때까지 보고를 받고 지침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또 '사저에서 보고 받고 지시하는 것과 현장에서 지시하는 것이 별 차이 없다는 것인가'라는 추가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제 상황은 기록적 호우인데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경호와 의전을 받으면서 상황실에 가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것"이라며 "어제 같은 상황이라면 결국 똑같은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관계기관 긴급 점검회의'와 국무회의를 연달아 주재한 뒤 곧바로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의 한 다세대 주택을 찾았다.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이 침수로 사망한 현장이었다. 윤 대통령은 "사고가 일어난 것이 몇 시냐", "수위 올라온 것이 1시간도 안 걸렸다는 거죠?"라면서 사고가 난 경위를 자세히 물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취약계층일수록 재난에 더욱 취약한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분들이 안전해야 비로소 대한민국이 안전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국가 하천, 지방 하천, 지류 전반의 수위 모니터 시스템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행안부와 함께 배수조 설치 등 저지대 침수 예상 지역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8일부터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7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는 등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9일 오전 6시 현재 사망 7명(서울 5명·경기 2명), 실종 6명(서울 4명·경기 2명), 부상 9명(경기) 등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시를 기해 중대본 대응 수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고 풍수해 위기 경보는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누적 강수량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기상청)이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417.0㎜를 기록하는 등 300㎜ 넘는 곳이 속출했다.
 
윤 대통령의 서울 서초동 자택 주변도 침수됐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주변은 시간당 100㎜ 넘게 비가 쏟아지면서 폭우 피해가 잇달았다. 아크로비스타 내부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물이 쏟아져 나오는 영상이 제보됐고, 단지 주차장도 물에 잠겨 자동차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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