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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후판값 하락 전망에 "3분기 흑자전환"
매출 4조1886억원에 영업손실 2651억원
현대제철 27일 "후판값 하락 불가피"
환율, 생산성 향상, LNG선으로 흑자 기대
2022-07-29 16:37:04 2022-07-29 16:37:04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009540)이 3분기 후판값 하락 등에 따른 조선사업 흑자 전환을 전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9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운이 좋게도 3분기부터, 특히 조선 부분에서 흑자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LNG 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 (사진=현대중공업)
 
3분기 조선 흑자의 첫 번째 요인은 조선용 강재인 후판(두께 6㎜ 이상 철판)값 조정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대제철을 언급하고 "회사 내부에서도 강재 가격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공감은 하지만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강재가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제철 측은 지난 27일 컨퍼런스콜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 조선사의 가격은 불가피하게 하락할 수 밖에 없지 않나 보여진다"며 후판값 하락을 예고했다.
 
다만 한국조선해양은 추가 충당금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포스코라든가 다른 쪽에서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 많이 낮추지는 않았다"며 "협상 중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저희들이 가격을 굉장히 낮게 잡아서 이익을 더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밖에 환율 인상과 생산성 향상에 따른 비용 절감,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사양 선박 매출 비중 확대, 엔진 사업 이익 개선 등이 흑자 전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조선해양 2분기 실적 표. (자료=HD현대)
 
이날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매출 4조1886억원에 영업손실 265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선박 건조물량이 늘어나면서 전분기 대비 7.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강재가 상승을 비롯한 일회성 요인으로 전분기에 이어 적자를 냈다. 조선 적자가 202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해양은 510억원, 플랜트가 19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로 추가 물량 확보 경쟁이 필요없어진 점은 긍정적이다. 그룹 내 조선 3사는 올해 상반기에 연간 목표의 88%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이 약 47억 달러, 현대삼호중공업이 64억5000만 달러, 현대미포조선이 22억2000만 달러로 총 133억7000만 달러, 118척을 수주했다. 이달 29일 기준으로는 173억 달러로 연간 목표 150억5000만불을 초과 달성했다.
 
신조선가도 상승세다. 이달 기준 클락슨 신주 선가 지수는 160.84로 전년 동기 143.95보다 약 11% 올랐다. 후판 등 원자재와 장비 가격 인상분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조선해양은 선가 강세 추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시황을 주도할 선박은 LNG선과 컨테이너선을 꼽았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LNG선은 현재 가스 가격이라든지 향후 여러 LNG 플랜트 프로젝트의 개발 속도, 수요를 종합해 볼 때 LNG선에 대한 수요는 길게 보면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LNG선 생산능력(CAPA) 증가에 대해서는 "하나의 경쟁 요인으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새로 진입하는 조선소들의 능력을 보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대폭적인 건조 능력이 증가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향후 신조 투자에 대한 부정적 요인도 있다. 최근 고물가를 잡기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일으킨 전쟁 장기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낮은 경제 성장률 등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조선해양 측은 "여전히 친환경 선박에 대한 교체 수요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물량을 바탕으로 선별적인 수주를 통해 선가 인상을 계속 확보해 갈 수 있도록 영업 전략을 수립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뿐 아니라 내년 시황도 선제적 대응 시나리오를 세워 영업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전쟁 장기화와 용선료 상승으로 LNG선 선가가 2억5000만 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지금 가스 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것이지만 한 번에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용선료도 현재 거의 10만 달러가 넘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봤을 때 2억5000만 달러가 넘어가도 충분히 투자 가치가 생긴다"며 "현재 수급 논리로만 보면 LNG선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전망은 빠듯한 수급 때문에 조선사가 선가 인상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지금 상당히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기 때문에 선가 인상 주도권을 저희가 쥐고 있다"며 "후판가라든지 장비가가 안정되고 오히려 조금 내려가는 요인이 있다고 해도 그대로 선가 하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빠른 납기가 없는 상황에서 선주들의 수요가 강하다면 선가 인상은 조금 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선가는 1억3000만 달러 이하로는 호가를 내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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