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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밥상물가②)유통가, '최저가 경쟁' 불붙었다
고물가 위기감 속 충성고객 잡기 총력…매출 효과도 톡톡
실시간 모니터링·물가대응TF 꾸려…연말까지 최저가 정책 유지
2022-07-19 07:00:00 2022-07-19 07:00:00
정부정책 흐름에 따른 물가잡기뿐 아니라 유통업계가 자체적으로도 초저가전략을 펼쳐 대응에 나서고 있다. 모델들이 15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맛난이 과일’을 선보이고 있다.(사진=홈플러스)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정부정책 흐름에 따른 물가잡기뿐 아니라 유통업계가 자체적으로도 초저가전략을 펼쳐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저마다 10원이라도 더 싼 제품을 판매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고물가가 당분간 지속될 점을 고려해 상당기간 유통 할인에 적극 나설 모양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바구니 물가가 잇따라 오르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초저가 경쟁이 치열하다. 당분간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고객락인(묶어두기) 효과를 노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마트(139480)는 이달 초부터 소비자 생활비 부담을 덜겠다는 목표로 계란, 쌀, 우유, 휴지 등 40대 필수상품 품목의 가격을 평균 13% 인하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연말까지 최저가 정책을 이어가고 이후에도 고물가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7일까지는 시즌별 핵심 상품을 선정해 최저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생닭, 활전복 등 보양식은 40% 할인하며 양파, 감자, 자두 등 가격 변동 폭이 커진 상품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다른 대형마트도 물가 안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연초부터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먹거리, 생필품 등 고객들의 수요가 높은 주요 상품을 최저가로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가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전개한 지난 1월13일부터 6월12일까지 홈플러스 온라인 주문량이 25% 급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객 장바구니 부담 완화와 농가 판로 개척을 위해 '맛난이 농산물'을 평균 30% 할인 판매하고 있다. 맛난이 농산물은 모양과 크기가 유통규격에서 등급 외로 분류되지만 신선도·맛·영양 등 품질에는 이상이 없는 정상 상품을 이르는 말로 겉은 못나도 맛은 좋다는 의미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부터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의 특명에 따라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프라이싱(Pricing)팀을 중심으로 물가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에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개 품목을 집중 관리하며 매주 목요일 또는 필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평가해 가격을 조정하거나 대책을 모색한다.  
 
쿠팡도 다른 유통사 대비 제품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고 홍보하고 나섰다. 쿠팡은 지난 13일 삼정KPMG가 '국내 8대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사'에서 판매되는 750개 베스트셀러 상품 가격을 분석한 결과 주요 4개 소비자 카테고리(컴퓨터·전자·정보통신기기 및 가전제품, 일용소비재, 신선식품, 비신선식품)에서 타 유통사 제품 가격이 쿠팡 판매 가격보다 25%에서 60% 높았다고 발표했다. 
 
G마켓과 옥션이 31일까지 1200여 판매자와 함께 물가안정 프로젝트, ‘방구석마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사진=G마켓)
 
G마켓과 옥션도 가격 전쟁에 가세했다. 이달 31일까지 식품, 생필품 등 마트 상품군을 최대 72% 할인 판매하는 '방구석마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것. 이번 프로모션에는 △CJ제일제당(097950)오뚜기(007310)농심(004370)아모레퍼시픽(090430)깨끗한나라(004540) △유한킴벌리 △LG생활건강(051900) 등 장보기 핵심 브랜드를 포함, 1200여 판매자가 참여한다.
 
다양한 특가 코너도 준비했다. '리얼특가' 코너는 최저가에 도전하는 다양한 상품들을 확인할 수 있고 '7월 베스트템' 코너는 G마켓과 옥션의 마트·식품 MD가 7월 장보기 트렌드를 반영해 인기상품을 소개한다. '1데이X1브랜드세일' 코너는 매일 1개의 브랜드를 선정, 더욱 강력한 할인 혜택을 적용한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달 중순 '물가상승타파' 기획전을 통해 초저가 경쟁에 동참했던 티몬은 '알뜰쇼핑' 기획관을 앞세워 좋은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티몬은 지난 4월 관련 상품군 강화를 위해 전담TF를 구성한데 이어 5월부터 알뜰쇼핑 매장을 리뉴얼했다. 알뜰쇼핑은 사용에 문제가 없는 제품이지만 다양한 이유와 사연으로 정상적인 가격에 판매하지 못하는 상품들을 티몬 MD들이 엄선해 소개하는 매장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알뜰쇼핑의 6월 매출은 전월보다 2배(93%) 상승했다. 주요 생필품인 식품(66%)과 리빙(59%) 카테고리의 알뜰상품 구매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노트북, 가전 등 디지털 상품군으로 38배(3823%)에 가까운 증가폭을 나타내며 고가 상품군에서 알뜰상품을 활용해 소비 부담을 줄이려는 경향이 확인되기도 했다. 
 
정재훈 티몬 알뜰쇼핑TF장은 "전문 MD의 역량과 다양한 브랜드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알뜰쇼핑의 상품군을 확장 중"이라며 "물가 상승으로 힘겨워하는 고객들을 위해 좋은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상품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초저가 마케팅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들을 사로잡아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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