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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대책 시급한데…거래소 자율규제안은 따로따로?
중소 코인마켓 거래소, 공동 대응 움직임…KDA, 가이드라인 기초안 발표
해외 법안 참고해 기초안 마련…투명하게 상장절차 개선
5대 거래소는 구체적 윤곽 아직…"5대 거래소부터 맞춘 후 KDA안 검토 가능"
2022-07-14 15:36:07 2022-07-15 10:20:32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루나 폭락 사태가 터진지 2개월이 지난 가운데 5대 원화 거래소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와 코인 마켓으로만 운영되는 중소 거래소들이 자율규제 방안 마련을 놓고 각자 도생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중소 거래소들이 상장 기준 등에 대한 공동 가이드라인의 기초안을 발표하며 자율규제안 정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놓고 지난달 5대 원화마켓 거래소들이 뭉쳐 협의체를 구성한 것과 관련해 카르텔 형성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코인 거래소들과도 협의를 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5대 거래소와 중소 거래소들이 모두 참여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별도로 만들어져 생길 수 있는 혼선을 예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상자산 공동 가이드라인 기초안'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14일 오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는 '제2 루나사태 방지를 위한 거래소 최초 공동 가이드라인 기초안 발표' 정책포럼을 열어 기초안에 대한 본격적인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KDA 측은 우선 전체 21개 코인마켓 거래소를 대상으로 공동 가이드라인 참여를 확대하고자 협의중이다. 앞서 KDA는 지난 6월 9일 코인마켓거래소들을 대상으로 한 공동가이드라인제정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후 기초안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초안을 작성해 내부협의를 거쳐, 지난 11일 기초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이날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은 "가장 바람직한 규제는 자율규제이며, 거래소들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본격적인 의견수렴에 나서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가이드라인은 가급적 동종업계가 모두 참여해 만드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코인마켓과 원화마켓 가이드라인이 따로 만들어지면서 생길 수 있는 혼선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일부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상장 절차의 투명화, 불공정 거래 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상시 모니터링 제도 도입, 공시플랫폼을 통한 공시 강화 및 위반시 제재 기준 상세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가이드라인의 세부 내용은 국내 업권법 발의안 13개와 현재 유럽연합(EU)이 논의 중인 가상자산 시장 규제법안(MiCA) 등을 참고해 만들었다. 
 
가상자산 상장과 폐지 관련해서는 이를 결정하는 가상자산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3명을 포함해 객관성을 갖추도록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성후 KDA 회장은 "미국에서는 이미 연방대법원 판례인 하위 테스트(Howey Test)에 의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다수 가상자산을 증권법에 의해 규율하는 한편, 지난 6월 민주·공화 양당이 공동 발의한 책임 있는 금융혁신법안에서도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증권형으로 구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새정부에서는 가상자산을 기존 증권법에 의한 증권형과 현재 제정 중인 디지털자산법에 의한 비증권형으로 구분해 규율하겠다고 국정과제에서 밝히는 한편, 금융당국도 지난 4월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자본시장법에 의한 투자계약 증권으로 결정한 데 이어, 신종 증권형 사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면서 "시중에 유통 중인 상당수의 가상자산들이 증권형일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해 금융당국에서는 전수 조사를 통해 증권형 해당 여부를 구분하는 것이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5대 원화마켓 거래소들은 현재까지 구체화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최근 이들 거래소 임원들은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만나 자율규제 등 마련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5대 거래소들은 코인마켓 거래소들과 협의 가능성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지만 이들간 협의도 아직 시작단계인만큼 추후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원화거래소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협의된 내용이 없다"면서 "5대 거래소들간에도 이해관계가 달라서 먼저 뭉쳐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며, 의견 조율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이슈에 맞춰 급하게 하기보단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고 접근해야한다"면서 "루나 사태만으로 일반화해서 자율규제를 만들기 어려운 데다 5대 거래소간에도 의견이 다른데 큰 틀을 먼저 정하고 그 외 세부사안은 추후 조율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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