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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셈법 다른 단일화…박주민은 '손사래'
여론조사 유력하지만 인지도 높은 박용진 '유리'
박용진 "여론조사 가장 합리적, 담판 방식 단일화도 가능"
강병원·강훈식 "컷오프 이후 이야기해 볼 문제"
2022-07-13 16:35:42 2022-07-13 21:46:48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97그룹'(90년대학번·70년대생) 당권주자들의 단일화에 대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예비경선(컷오프)까지 각개약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본경선에서도 단일화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여론조사 등 단일화 방식을 놓고 서로 다른 셈법이 깔려 있어서다. 특히 박주민 의원의 경우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에 우호적으로, 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현재까지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후보는 박용진 의원이다. 박 의원은 컷오프 전후로 '97그룹' 주자들을 비롯해 설훈·김민석 의원과의 단일화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반이재명 전선을 통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에 대항하겠다는 의도다. 박 의원은 13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면, '어대명'이라는 절망을 벗어나고 넘어설 수 있다면 단일화를 컷오프 전에 하든, 후에 하든 상관없다"고 밝혔다.
 
다만 '97그룹' 주자들 가운데 박주민 의원이 본경선에 진출한다면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의원은 '97그룹' 주자들 간의 단일화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4명(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의 경우에도 성장한 배경이라든지 정치에 입문한 이후 행보라든지가 다 다르다. 무리하게 그룹으로 엮고, 또 그 그룹이 세대를 교체한다는 것이 과연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반이재명 전선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강한 개혁성을 보이는 박 의원은 대선을 거치면서 사실상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8일 출마 선언 당시 "몇몇 특정인에게만 (선거 패배)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휘말린 이재명 의원을 옹호했다. 11일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2주 전쯤 (이재명 의원과)둘이서 새벽까지 술 마셨다"며 이 의원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박주민 의원을 제외하고 박용진·강병원·강훈식 의원 중 2명이 본선에 진출할 경우, 단일화 가능성은 급격하게 높아질 전망이다. 박용진 의원이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가운데 강병원, 강훈식 두 사람도 컷오프 통과를 전제로 단일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단일화 방식이 변수다. 여론조사가 가장 유력하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강병원, 강훈식 의원이 이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선거 및 사회현안 4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세대교체를 이끌 적임자로 박용진 의원이 가장 높은 16.1%의 지지를 받았다. 이어 박주민 의원 12.9%, 강병원 의원 2.8%, 강훈식 의원 2.8% 순이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여론조사 대상을 어떻게 정할지도 고민거리다. 전국민으로 할지, 민주당 지지층만으로 할지, 국민의힘 지지층을 배제한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의 지지율 합으로 할지 협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도 김웅 의원과 김은혜 전 의원, 이준석 대표 등 3자 간 단일화 논의가 있었지만 여론조사 방식을 포함해 모두가 수용할 만한 '단일화 룰'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결국 3자간 단일화는 현실화되지 못하고 본경선에 이준석 대표만 진출하면서 자연스럽게 단일화가 됐다.
 
현재 '97그룹' 주자 가운데 박용진 의원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후보 간 담판 형식의 단일화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단일화는)민심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며 "그래서 여론조사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보지만 담판 방식의 단일화에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밝혔다. 강병원, 강훈식 두 의원의 경우, 단일화 방식은 본경선 진출 이후 생각해 볼 문제라고 했다. 강훈식 의원은 "(단일화 방식은)컷오프 이후에 이야기해봐야지, (컷오프)될지 안될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야기해봐야 뭐하겠느냐"며 "컷오프 이후의 이야기"라고 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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