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중재법TF' 탐방)"법 개정 불가피…기업 의무 명확히 해야"
'태평양 중재본' 박준기·김상민·최진원 변호사 인터뷰
"흠 많은 법 유지하다가 위헌 결정나면 더 혼란"
"사고 발생 못 피해…중기도 어럽다고 포기해선 안돼"
입력 : 2022-07-05 06:00:00 수정 : 2022-07-05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법무법인 태평양 중대재해대응본부는 산업안전 TF가 확대개편한 조직이다. 태평양은 산업안전사고 분야에서 수년간 쌓은 노하우를 중대재해대응본부에 압축했다. 태평양은 이를 바탕으로, 사고 발생 후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영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차단한다. ‘원 스톱 토탈 서비스’를 차별점으로 꼽는 태평양의 중대재해법 대응 방법을, 박준기 변호사와 김상민 변호사, 최진원 변호사를 만나 들어봤다. 
 
법무법인 태평양 중대재해대응본부 종합상황실을 이끄는 박준기 변호사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태평양)
 
중대재해법 시행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개정안이 나왔다. 
 
박준기 변호사=정권이 바뀐 후,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기업 부담을 해소해주겠다는 차원으로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얘기가 있었고 여당 차원에서도 중대재해법 개정안이 나왔다. 
 
기존 중대재해법은 조항 내용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형사처벌 조항이 있는데도 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건 문제라는 게 법조계 실무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다만 야권의 동의 없이는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기 어렵다. 야당도 기존 중대재해법 통과에 명운을 걸었던 만큼 개정안 동의에 쉽게 응해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법률 개정이라는 근본적 조치를 추진하면서도 시행령 개정 또는 고용노동부 해석을 통해 법률의 모호함을 줄이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벌써부터 법을 고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있다.
 
= 모호한 기준을 바탕으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박탈시킬 수 있는 강력한 형사처벌 내용이 법률에 규정돼 있는데 법을 시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속 기존 법대로 하자는 주장은 타당해 보이지 않는 측면이 있다. 
 
최진원 변호사=오히려 기존 중대재해법을 유지하다가 위헌법률심판제청 등 위헌 소송에서 위헌 결정이 나온다면 오히려 그게 더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바로잡을 수 있다면 조기에 바로잡는 게 사고 예방과 처벌 양쪽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법 이름 자체는 중대재해처벌법이지만 사실 입법 목적은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개정안을 보면, 인증제를 도입해 기업이 일정 수준의 안전보건 시스템을 갖출 경우 인증을 해주고 처벌을 감면해 준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 체계와 구조 도입을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제도를 도입한다면 기업이 보다 유효한 안전 보건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유인이 생긴다.
 
김상민 변호사= 단순히 기존 중대재해법의 처벌이 너무 강해서 감경한다는 식으로 접근이 이루어지면 노동계나 국민적 공감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마냥 처벌을 낮춘다는 건 큰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기존 법률이 모호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면, 기업 의무를 명확히 규정하는 게 결국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고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대재해법 대응 수준에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차이도 있는 것 같다. 
 
=대기업들은 기존에도 인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비용을 감당할 자본도 받쳐주기 때문에 중대재해법 시행에 앞서 많은 준비를 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중대재해법이란 게 있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거나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현 상태로 그냥 부딪혀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많은 듯하다. 중대재해법 대응을 꼭 해야 한다는 인식이나 대비는 아무래도 미흡해 보인다.
 
=중대재해법에서 안전관리 시스템을 갖추라는 의무는 결국 인력과 예산을 더 투입하라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은 안전분야나 관련 인력에서 예산을 더 늘리기가 좀 어려운 면이 있기도 하다.
 
다만 눈 여겨 볼 것은 중대재해법 첫 기소 사례다. 첫 기소된 창원의 한 에어컨 부품 제조회사는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된 세척제를 사용하면서 사업장에 국소배기장치 설치 등 안전 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았다. 반면 성능이 저하된 국소배기장치를 방치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는 중대재해법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됐다. 중소기업이라도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안전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한다면, 중대재해법 대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진원 변호사가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태평양)
 
기존에도 산업안전 TF가 있었는데 대응본부로 개편하면서 바뀐 점은.
 
=지난 2015년 국내 로펌 최초로 산업안전 TF를 조직했다. 중대재해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효과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고객 기업들을 지원해왔다. 그 결과 수많은 사고에 대응하며 실적과 전문성을 쌓았다. 이러한 산업안전 TF를 확대하고 보다 체계화한 게 중대재해대응본부다. 
 
=중대재해법 시행 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관해 수사할 때는 수사 대응 아니면 작업중지 대응, 또 유족 합의 등에 집중했다. 처벌이 근로 현장의 소장이나 공장장 단계에서 끝나다 보니까 기업도 대응을 위한 수요가 많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리스크가 대표이사급에게 오는 상황이고, 중대재해의 심각성으로 인해 기업 평판이나 주가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다뤄야 할 업무 범위가 넓어졌다. 
 
형사나 인사, 건설, 환경 등 특정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분야 전반에 걸쳐 구성원들이 개입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분야별로 연계가 되는 점이 많기 때문에 전문가 개개인이 전체적인 맥락을 알아야 한다. 스페셜리스트 겸 제너럴리스트가 됐다.
 
=운영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전에는 수시보다는 정기적인 활동을 했지만 본부 개편 뒤에는 상시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됐다. 덕분에 개별적인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각 구성원들의 이해도가 더 높아졌다. 
 
태평양 중대재해대응본부가 다른 로펌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원스톱 토털 서비스’다. 최대한 빨리 신속하게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우리만의 강점이다. 대형 사건이 발생하면 단순히 해당 사건에서 문제가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주주들 반발이나 자금 조달 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기업의 다른 현장은 안전 문제가 없는지 근로감독이 진행될 수도 있다.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나 국세청 등 규제기관이 조사를 나올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모두 다루며 전방위적으로 발생 가능한 모든 이슈에 대해 기업의 대응을 지원한다.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면서 기업이 당황하는 경우가 없도록, 선제적으로 의뢰 기업에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런 강점은 산업안전 TF를 상당히 오랜 기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 덕분이다. 정부와 규제기관이 어떤 사안에 관해서 어떻게 나올지 예상이 가능하다. ‘원팀’이라는 것도 우리의 강점이다. 대응본부의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팀으로 활동하고 있어 유기적으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상민 변호사. (사진=태평양)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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