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1에서 7대3으로?…민주당, 민심 반영비율 확대로 '가닥'
문제는 '당심' 조정…대의원·권리당원 비율 놓고 계파 신경전 극심
입력 : 2022-06-27 16:17:54 수정 : 2022-06-27 16:17:5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전당대회 룰 변경을 위한 의견 청취에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 23~24일 의원 워크숍에서 확인된 중지(“당심과 민심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대로 민심 반영비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행 당심 90 대 민심 10의 비율로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좁힐 수 없는 데다, 당내 조직이 약한 신진 주자들의 부상도 이끌지 못한다는 논리에서다. 
 
민심 확대로 가닥이 잡히자, 관심은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비율 조정에 쏠렸다. 45%가 반영되는 대의원 표심에서는 친문계가, 40%가 반영되는 권리당원 표심에서는 친명계가 앞서있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분석이다. 때문에 친명계에서는 표의 등가성을 지적하며 대의원 반영 비율을 줄이고 권리당원 비율을 높일 것을 제안하는 반면, 친문계는 대의원 비율 유지와 권리당원 비율 축소 요구로 맞서고 있다. 
 
양측 간의 신경전이 격화되자, 초선의원들은 구체적인 룰 변경안 등에 대한 ‘모임’ 명의의 공식발표를 자제하는 등 눈치보기를 하며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재선의원들이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에 대한 불출마와 집단지도체제 전환 등을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반면, 초선의원들은 아직 이렇다 할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이 의원 지지 성향이 강한 원외지역위원장 그룹에서는 당심 70 대 민심 30을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더민초 소속 초선의원 13명은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전당대회 룰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의원 워크숍에서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한 의견을 나눈 데 따른 후속 논의 차원이었다. 조승래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24일 워크숍을 마친 뒤 조별 토론 결과를 발표하며 “전당대회 룰의 방향과 원착에 대해서는 당심과 민심의 균형을 만들 필요가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심 90(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여론조사 5%)와 민심 10(일반국민 여론조사 10%)의 비율로 당대표를 선출한다. 당심이 과도하게 반영돼 민심과 괴리가 크게 생긴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97그룹(90년대학번·70년대생) 중심으로 당심과 민심을 50 대 50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97그룹의 박용진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12일 “폐쇄적인 현행 전당대회 룰을 가지고 이기는 정당을 만들 수 없다”며 전당대회 룰 변경을 촉구했다. “강경파에만 매달리는 지도부, 그런 목소리만 난무하는 전당대회를 보고 국민들이 민주당에게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기승을 부리는 강성 팬덤정치에 민심으로 도전하겠다는 의지였다. 박 의원은 전대 출마를 고심 중이다. 
 
이날 초선의원들도 민심 반영비율 확대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고영인 의원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정도의 인물을 내려면 여론조사·당심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런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전당대회를 통해 이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출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예비경선에서 8명의 후보를 두고 당원과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 비율로 합산해 지지율 상위 후보 5명을 본경선에 진출시켰다. 본경선에서는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의 비율을 합산해 당대표를 선출했다. 이 대표는 당원 여론조사에서는 37%를 얻어 나경원 후보(40%)에게 뒤졌으나, 국민 여론조사에서 과반이 넘는 58%의 표를 얻어 나 후보를 제치고 당대표에 당선됐다. 
 
민주당 내에서도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높여 ‘제2의 이준석 돌풍’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13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당심)50대 (민심)50이기 때문에 이준석 돌풍이 생길 수 있었다”며 “당이 민심에 가깝게 접하기 위해서는 그 방안(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늘리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영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승리 방안과 초선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2022년 대선승리 위한 더민초(더불어민주당 초선모임) 워크샵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초선의원들은 당심 비율 조정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내지 못했다. 고 의원은 “오늘 초선의원들이 다 모이지 못해 초선 의견으로 하기에는 부담스럽다”며 공식 브리핑도 자제했다. 더민초 측 관계자는 “더민초가 1·2차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기자들에게 내용을 공유했는데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초선의원들이 ‘우리 의견이 아닌데 왜 ‘초선의원’, ‘더민초’ 이름으로 합의된 것처럼 나가냐고 항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는 초선의원들이 전당대회 룰에 대해 몇 대 몇이기 보다 룰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아직은 전체 초선의원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발표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초선의원은 전체 의원 170명 중 81명(47.64%)으로 절반에 이르지만, 아직까지 전당대회 룰 등에서 구체적인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 
 
더민초는 초선의원 전원이 모인 전체회의 등을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한준호 의원은 이날 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초선의원들이 전부 모여서 논의하는 확대회의를 제안했다”고 했고, 고 의원도 “초선 전체의견 수렴을 위해 여러 방법을 생각해볼 것”이라고 했다. 더민초는 전당대회 룰 등에 대해 전체 초선들의 의견을 수렴해 당 지도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반면, 이 의원을 지지하는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개혁 과제를 힘있게 추진할 당대표 선출시 당원과 대의원 표의 등가성을 감안한 정당혁신위안을 받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당초 정당혁신추진위는 당심 70(대의원 20%, 권리당원 45%, 일반당원 5%)대 민심 30(국민 여론조사 30%)의 혁신안을 수용, 추진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들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특정 인물 탓으로 돌리며 네탓 공방만 하는 것은 민생 위기를 외면하고 오로지 기득권 싸움으로만 비춰질 수 있는 무익한 논쟁”이라며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8월 전당대회에 세대·계파·선수에 구분없이 누구든지 출마하라”고 제안했다. 김현정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장은 “국민의힘과 같이 70대 30으로 당대표를 선출하자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은 일단 의견 청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용기 전준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대의원 비율을 어떻게 조정할지 등에 대한 의결을 하지 않았다”며 “(오늘은)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고 수요일(29일), 금요일(7월1일)에는 의결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친문계 의원들은 이 의원과의 동반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 친문계인 홍영표 의원과 이낙연계인 설훈 의원 등은 워크샵에서도 동반 불출마를 제안하며 이 의원을 압박했다. 앞서 친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워크샵 다음날인 25일 여야정 비상경제대책위 설치를 촉구하며 존재감 부각에 나서는 등 출마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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