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돈 안되는 '기업구매전용카드' 왜 늘렸나
기업간 거래 카드, '수수료 제로' 무수익 상품
법인회원 등 시장점유율 확대…매출 키우기 목적
입력 : 2022-06-28 06:00:00 수정 : 2022-06-28 08:22:34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카드사들이 '기업구매전용카드' 판매를 늘리고 있다. 기업구매전용카드란 그룹 내 계열사끼리 구매대금 지급을 위해 이용하는 카드로, 일반 가맹점에서는 사용이 안된다. 기업 간 거래 편의를 위한 카드다보니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법인 회원을 지키는 동시에 매출 규모를 늘리기 위해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5월까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의 법인 구매전용(일시불) 이용금액은 13조8146억원이다. 5개월만에 지난해 전체 취급액(30조6159억원)의 45%를 취급했다.
 
이중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5월까지 취급한 구매전용 이용금액이 지난해 전체의 54.2%, 53.7%까지 불어나며 증가세가 컸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가 전년 대비 49.1%, 롯데카드가 48.6%를 취급하는 등 카드사들은 상반기가 한 달 남았음에도 지난해 절반을 넘기거나 이에 가까운 기업구매전용카드 매출을 냈다. 
 
기업전용구매카드는 일반적으로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가 계열사들의 구매대금 결제를 위해 사용된다. 계열사 내 거래인만큼 수수료율이 매우 낮고, 카드사가 계열사에 제공하는 혜택도 없다시피 한 것이 일반적이다.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에서 카드사들은 판매 비중을 계속 낮춰왔다.
 
갑작스런 기업전용구매카드 확대에 대해 업권 내에선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카드사의 수익성이 가계대출 규제 강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악화하고 있어, 매출이라는 외형 성장이라도 노리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기업계 카드사가 은행계 카드사 대비 매출 확대가 용이한 영역이니 만큼, 이를 카드사 매출 순위를 가를 기준에 포함해도 되느냐가 업권 내에선 계속해 논쟁거리다. 7개 카드사 중 KB국민카드만이 이를 법인카드 실적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KB국민카드 입장에선 경쟁사 대비 연간 수조원의 매출액이 덜 잡히는 구조다. 
 
작년 7월부터 적용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카드사들이 법인 회원 지키기를 강화한 영향이란 시각도 있다. 이 시기부터 카드사가 법인 회원에 제공할 수 있는 혜택 규모는 카드 이용금액의 0.5% 이내로 제한됐다.
 
공격적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면서 후발 카드사가 기존 카드사의 법인 회원을 뺏는 구조가 어려워진 셈이다. 기존 계열사에 대한 관리가 중요해졌는데, 지난해 일부 카드사는 기업전용구매카드 혜택을 늘리는 방식을 써 경쟁을 원천 차단한다며 민원을 받기도 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기업구매전용카드가 이용실적의 일부이니 만큼 수익성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일부 카드사는 법인 용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면서 "작년과 올해 시장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경영진은 매출 축소를 보고만 있을 수 없기에 이용금액 증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카드사들이 올 들어 기업구매전용카드 이용을 독려해 매출 확대 꼼수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한 시민이 신용카드로 점심값을 계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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