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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준 산업부 차관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3원 올려도 어려워"
인상 폭·시기 논의 중…"인상보다 인상폭 중요"
"전 정부, 탈원전 도그마 때문에 인상 억눌러"
"연료비 연동제, 정착 전 보완 등 살필 것"
2022-06-15 16:16:25 2022-06-15 16:16:25
[뉴스토마토 김종서 기자]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5일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전기요금은 인상보다 인상의 폭이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1~3원을 올려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기획재정부와 전기요금 인상폭 및 시기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세종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를 갖고 "모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 한전 상황은 대책 1~2개 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하루아침에 전기요금을 30~40원 올려 해결되면 좋지만 물가당국도 고민이 있다"며 "연동제 가격 제한 폭같은 소비자 보호 장치가 있는데, 장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틀 자체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에만 7조7869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 해 전체 적자액 5조8601억원보다도 약 2조원 많은 규모다. 이에 오는 16일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연료비 조정단가를 제도 상한선인 최대 3원까지 인상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차관은 에너지 분야에서는 '탈정치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당정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데, 에너지 분야는 탈정치화(돼야 한다)"며 "전기요금(인상) 뿐만 아니라 다른 제도도 필요하고, 한전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며 "(전기요금을)인상해도 인상이 얼마나 되는지, 언제 되는지가 중요하다. 뒤로 밀릴수록 부담이 커지고 해결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날 박 차관은 문재인 전 정부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할 환경을 미리 마련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비판도 이어갔다.
 
박 차관은 "(전임 정부에서는)지난 정부와 비교해 액화천연가스(LNG)·신재생에너지 비중이 10% 늘었다"며 "(에너지 믹스 구조가)해외의 어떤 변화가 있을 때 수용하는데 취약한 부분이 늘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또 지난 정부에서 탈원전이라는 도그마가 있었다"며 "전기요금을 지금 올리면 탈원전 때문에 올라가는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면 안되니까 그런 식으로 억누른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 등 우려 부분도 있지만 산업부 입장에서는 그런 식으로 쉽게 볼 수만은 없는 문제라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 물가당국도 이런 부분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당국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기요금에 대한) 물가 (우려) 부분도 있지만 산업부 입장에서는 그런 식으로 쉽게 볼 수만은 없는 문제라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물가당국도 이런 부분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 분기마다 전기요금에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와 관련해서는 "틀을 깨서 어떻게 하겠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산업부 입장에서는 이 틀이 정착이 우선인지, 급한 위기이니 정착 전인 틀을 다시 봐야 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인상폭과 시기를 물가당국과 논의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주택가에 설치된 전력량계.(사진=뉴시스)
 
세종=김종서 기자 guse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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