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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사 할당제 시행 코앞…건설사, 유리천장 여전
오는 8월 자본시장법 시행…건설사 대응은 미비
인력 구성 다양화 요구에도…건설사별 여성 임원 1~2명 꼴
HDC현산, 박정화 상무 유일…코오롱글로벌·한화건설 등 전무
2022-06-16 07:00:00 2022-06-16 07: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오는 8월부터 ‘여성이사 할당제’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건설사 여성 임원에 대한 유리천장은 여전히 공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과 코오롱글로벌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 건설사임에도 남성 사외이사로만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달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임선숙 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 구성을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자산총액 2조원이 넘는 상장사는 이사회에 여성 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우건설(047040) 이사회는 백정완 사장(사내이사)를 포함해 이인석·윤광림·김재웅·김재중 등 5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미등기 임원을 포함하면 102명의 임원 중 여성 임원은 안신영 상무(신사업개발팀장) 1명에 불과하다.
  
공사현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건설업종 특성상 여성이 임원을 달기도 ‘하늘의 별 따기’인 셈이다. 아직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은 곳도 있다. 
(표=뉴스토마토)
 
자산총액 6조원이 넘는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올해 3월말 기준 정익희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비롯해 총 7명의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는데 전원 남성으로 이뤄져있다. 미등기임원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박정화 상무(건설운영실장)이 유일한 여성임원이다.
 
특히 HDC현산의 경우 이사 선임을 위해 내달 19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지만, 부의안건에는 최익훈, 김회언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건만 올랐다. HDC현산 관계자는 “(법 시행은 이사진을)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정확한 선임일정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검토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코오롱글로벌(003070)의 경우 임원이 사내·사외이사 7명과 미등기임원 28명 등 35명에 달하지만, 여성 사외이사나 임원은 전무한 상태다. 코오롱글로벌의 작년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는 2조3885억원으로 ‘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 조항 대상에 포함되지만 대응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법 시행 전에 여성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많은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국가법령정보센터)
 
자산이 2조원이 넘는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한화건설 또한 여성 사외이사가 없었다. 이들 건설사는 상장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법적 의무를 가지지 않지만, 다양성을 확보하는 등 ESG 강화 차원에서도 인력 다변화는 필요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건설사 임원 내 여성 인력 역시 10%를 넘는 곳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삼성물산의 경우 전체 미등기 임원(153명) 중 여성 임원은 7명으로 4.57%에 그쳤다. 여성 임원 중 건설 부문 임원은 지소영 건설 경영지원실 관리팀 I-PJT지원그룹장(상무)과 조혜정 건설 건축주택사업부 주택본부 주택Biz개발팀 스마트홈그룹장(상무) 2명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에서는 전체 임원 86명 가운데 조혜경 사외이사와 박인주 품질관리실장(상무), 최문정 플랜트사업본부 PD(상무) 등 3명이 여성으로 조사됐다. 여성임원 비중은 3.5%다.
 
이밖에 DL이앤씨의 경우 연초 사외이사로 선임한 신수진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와 박승미 주택사업본부 담당임원만 여성으로 전체 65명 등기·미등기 임원 중 3.07%를 차지했으며, GS건설(006360)의 경우 조희진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임원 전원이 남성으로 나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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