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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질린 증시, 개미 '엑소더스' 가속화…빚투족 '빨간불'
1년래 최저 수준 밀린 투자자예탁금…추가 이탈 우려
신용융자 잔고 21조6197억원…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상…'빚투' 개미 부담 가중
2022-06-15 16:15:51 2022-06-15 16:27:07
[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쇼크에 공격적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증시 급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역대 최대치 수준의 신용잔고가 향후 증시의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단초가 될 것이란 우려감도 나타나면서 시장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7조5671억원으로 지난해 5월말(64조737억원) 대비 10.2% 줄었다. 수치상으론 1년래 최저치 수준이다. 특히 지난 1월 사상 최대치였던 70조3447억원과 비교하면 20% 가까이 급감한 상황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들어 사상 최대치로 시작한 투자자예탁금은 1월말 70조3447억원에서 2월말 63조4254억원→3월말 63조2826억원→4월말 61조4062억원→5월말 57조5671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 한해 동안 코스피 지수는 20%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사실상 투자자예탁금 감소 규모 만큼 증시 하락이 이어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팬데믹 랠리'의 주축이었던 개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되고 있다"며 "금리 상승과 전반적인 자산 가격 하락 영향에 증시는 활기를 잃었고, 거래대금 감소와 동시에 예탁금 유출이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여겨진다.
 
개인의 증시 이탈과 더불어 '빚투' 개미들에게도 적신호가 켜졌다.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올리고 있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융자 기간 7일 이내의 이자율을 연 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DB금융투자는 전 구간에 걸쳐 이자율을 0.20%포인트씩 올렸고, 메리츠증권은 이자율을 0.10%포인트 인상했다. 유안타증권은 이자율을 0.25%포인트 올렸고, 대신증권도 융자기간 8일 이상인 매수분에 대해 이자율을 0.50%포인트 인상했다.
 
 
이자율 상승 국면에서 대규모 반대매매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증시 하락에 따라 신용융자 잔고는 감소 추세이지만 여전히 20조원이 넘는 규모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21조6197억원으로 올해 1월 초(23조3284억원) 대비 7.3%감소했다. 신용융자 잔고 최대치는 지난해 8월로 24조9205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6월 최고치를 쓴 코스피 지수의 하락세에 맞게 신용융자 잔고가 감소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20조원을 상회하면서 향후 증시 하락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잔고를 의미하는 신용잔고의 경우 일종의 투기 수요 성격이 짙다"며 "신용거래를 통한 레버리지성 자금은 강세장에서 유동성 공급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지만, 약세장에서는 반대매매를 유발해 신용잔고 금액이 높은 종목의 주가 하락 폭이 더 커지는 등 시장의 하방 위험을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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