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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소주 발주 제한…주류 대란 오나
하이트진로 청주공장, 출고 일시 중단…오비맥주 출고량 감소
도매상 직접 운반·운송차량 확보 등 자구책 마련 안간힘
2022-06-07 16:44:44 2022-06-07 16:49:03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7일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 도착한 한 화물차가 소주 제품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주류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화물차주들이 움직이질 않으면서 도매상들이 직접 주류를 운반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주류업계는 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매출에 직격탄을 맞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이날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품목확대 세부계획 발표, 유가인상 대책 마련,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송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비용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경우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0년부터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올해 종료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은 국내 주류업계에 곧바로 영향을 줬다. 특히 하이트진로(000080)는 직접 영향권에 들었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정오부터 청주공장 제품 출고를 중단했다. 총파업으로 인해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이 청주공장에 몰려온다는 소식에 안전을 위해 출고 작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8일부터 출고 작업이 재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2일 출입로를 막는 등 점거 시위에 나섰다. 하이트진로의 이천·청주 공장은 참이슬, 진로 등 전체 생산량 70%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파업으로 일평균 출고율은 38%로 떨어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7일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제품을 유통받지 못한 주류 도매상들이 직접 트럭을 끌고 와 제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화물차주들이 움직이질 않으면서 도매상들이 직접 주류를 운반하는 일도 속출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주말(4일~5일) 이천공장에 일평균 700여대의 주류 도매상 차량이 방문했다. 이들은 하이트진로가 공장에 쌓아놓은 참이슬, 진로 등 소주를 직접 운송해갔다. 파업으로 소주 공급이 멈추자 직접 운송하는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총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방안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출입로 확보만 되면 적은 물량이라도 계속 출고를 할 것”이라며 “또 추가로 운송사 하나를 계약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안정적으로 차량 투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뿐만 아니라 오비맥주도 직접 영향권에 들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천·청주·광주공장의 맥주 출고량은 평소의 20% 수준으로 낮아졌다. 화물연대 소속인 오비맥주 위탁 물류업체 화물차주 180여명이 이날 화물연대 총파업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공급 대란을 대비해 지난 연휴 출하량을 평소보다 많이 해놓은 상태”라면서 “(총파업이)장기화 될 경우 출하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용차(운송차량)라든지 대체제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005300)음료의 경우 소주와 맥주 생산·운송이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위탁운송사의 일부 차주가 화물연대 소속이라 상황을 예의주시중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당사의 위탁운송사에도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가 일부 있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화물연대 총파업 영향으로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국내 주요 편의점은 하이트진로의 일부 주류 제품에 대해 발주를 제한하거나 중단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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