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업비트 20일 루나 상폐…돈 날린 투자자들 "거래소도 책임져야"
업비트 뒤늦은 입출금 거래 제한 조치에 비판세례
테라 재단 외 거래소 상대로 한 손배 소송 여부도 검토
입력 : 2022-05-19 15:57:05 수정 : 2022-05-20 08:46:41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최대 이용자를 보유한 거래소가 루나 사태에는 왜 늦장 대처를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의 '자매코인'인 루나의 폭락에 업비트가 20일 상장폐지에 나선 가운데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뿐 아니라 늦은 조치를 취한 업비트도 책임이 있다면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의 전광판에 가상화폐 거래 상황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는 20일 정오를 기점으로 루나에 대한 상장폐지를 진행한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등에는 루나가 곧 휴지 조각이 돼 전 재산을 잃게 생겼다는 한탄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피해를 본 국내 투자자만 약 2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전세계에서는 지난 일주일 사이 증발한 루나와 테라 시가총액이 무려 450만 달러(약 57조7800억원)에 달한다.
 
업계와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품는 대목은 루나의 폭락 사태가 일어나는 동안 국내 다수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입출금 거래를 막는 등 조치를 한 것과 비교해 업비트만 유독 입출금을 오랜 시간 열어뒀다는 점이다. 마지막까지 수수료 수익을 챙기기 위해 늑장 대응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다.
 
커뮤니티 내 이용자들은 피해 상황 공유를 넘어서서, 테라뿐 아니라 업비트를 중심으로 거래소에도 책임을 묻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형사 고소에 나서야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테라폼랩스 대표들을 대상으로 형사 고소하기 위해 결집된 '루나·테라 피해자 모임'에는 개설 닷새 만에 1500명에 가까운 피해자들이 모였다. 일부 투자자들은 검찰과 경찰에 의뢰해 업비트 등 거래소를 상대로 한 손배 소송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다.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 네이버 카페 글 일부 캡처.
 
한 투자자는 "업비트가 루나 사태 때 일시적으로 입금 닫았다가 갑자기 열었는데 그 사이 바이낸스에서 100만원 이하로 쪼개 보내 300배 가량 저렴한 루나로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인증글이 올라오는데 그런 거 보면 더 허탈하다"면서 "거래소가 투기 조장에 앞장선 것과 뭐가 다르냐"고 되물었다. 또다른 투자자는 "1억원이라는 큰 돈 들여 투자했는데 다 날렸다. 업비트에 계속 입출금이나 거래정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어 거래소에도 고소장 제출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도 "입출금 필요한 순간에 정지하고, 필요없는 순간에 출금만 허용한 후 상폐하는 무책임한 조치를 한 점에 대해서 따져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외에도 커뮤니티 내에선 이미 루나 가치가 휴지조각 상태에 있는데 뒤늦은 업비트 상폐조치가 별 의미가 없다면서 상폐조치를 철회하는 게 낫다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앞서 업비트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확산된 지난 13일 오전 내내 루나의 입출금을 허용했다. 당일 오전 1시가 돼서야 다른 거래소들과 같이 루나의 입출금을 중단했으나, 3시에 이르러 돌연 입출금을 재개했고, 같은 날 오전 11시36분에 다시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13일 이 기간 차익 거래를 노린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업비트에서의 루나 거래량은 폭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업비트가 이 기간 투자자들로부터 챙긴 수수료만 약 100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지난해 두나무 자회사가 루나를 전량 매도하며 1300억원대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이 세워지지 않으면 제2 루나 사태로 인한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늘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이런 사태가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자 보호를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내년에 제정한 뒤 2024년에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안 마련까지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현행법 내에서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통해 피해 규모를 줄이는 데 서둘러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 회장은 "업비트에 투자한 자회사가 루나에 대해 초기 투자를 해서 이익을 취했고 상장까지 해주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을 심어준 것인데, 자본시장법으로 따지면 시세 조종에 해당되지만 가상자산시장에서는 법이 없어 문제로 삼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면서 "앞으로 전문 법무법인 및 피해자모임 등과 함께 금융 및 사법 당국의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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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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