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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패닉에 성장주 시대는 끝났나
국내 대표 성장주 카카오그룹…연일 주가 하락에 공모가 근접
금리인상 악재…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빨라진다
2022-05-12 06:00:00 2022-05-12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증시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는 패닉 상태에 빠지자 성장주의 조정이 빨라지고 있다. 미래 예상되는 기대수익을 현재의 가치로 반영하는 성장주가 인플레이션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나서다. 국내 대표적인 성장주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투자심리는 급속도로 냉각되는 분위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377300)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9만1400원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상장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장중 공모가 9만원을 밑돌면서 신저가(8만9700원)를 찍었다. 같은 날 카카오뱅크(323410)도 장중 3만9400원까지 하락해 공모가 3만9000원선에 근접했다. 카카오(035720)의 주가는 연초 이후 24% 하락, 카카오뱅크와 페이는 각각  32%, 47%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12%)의 하락률을 밑돈다.
 
카카오페이가 장중 공모가를 밑돌았다. 카카오페이 기념식 사진=뉴시스
네이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네이버는 지난 6일 신저가(26만8000원)를 새로 쓴 이후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작년 46만원대를 기록하던 상황과 비교하면 40% 급락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성장주 대표업종인 게임주에 속하는 넷마블과 컴투스, 네오위즈도 모두 증시 급락과 함께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성장주는 금리가 낮을수록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져 실적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정당화된다. 반면 최근에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면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중국산 제품 수입 관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현재 정부 차원에서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하반기에도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을 시 75bp(1bp=0.01%포인트) 인상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현재는 인플레이션의 피크아웃 시기와 연준의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기다. 이에 국내 뿐 아니라 아마존과 테슬라 등 대표적인 미국의 성장주 역시 고전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3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이 기간 테슬라는 17% 가량 빠졌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FANG(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구글)의 동반 하락과 페이팔, 리비안의 급락 등 미국증시 내 성장주의 흐름 변화 또한 부담스럽다”면서 “주도주의 주도력이 약화되는 구간에서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원자재 가격의 불안정, 환율의 변동성 확대는 외국인에게 불리한 수급 환경”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역시 해결되지 않은 악재”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는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성장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큰 틀에서 하락세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다”면서 “투자전략의 관점에서 성장주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상대적 절대적 밸류에이션이 바닥권에 있는 주식에 대해서는 일부 매수를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2600포인트를 하회하고 있다. 이는 2020년 11월30일 이후 처음이다. 2020년 11월 이후 7개월 간의 상승, 그리고 11개월간의 하락을 겪으면서 지수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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