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진정한 ‘월드스타’로 불릴 한국 영화계 맏언니 고 강수연이 영면에 들었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인의 영결식은 영화인장으로 진행됐다. 배우 유지태가 이날 영결식 사회를 맡았고,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을 시작으로 임권택 감독 그리고 배우 설경구 문소리와 고인의 유작이 된 넷플릭스 영화 ‘정이’ 연출자 연상호 감독이 추도사를 전했다. ‘정이’ 제작자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도 참석했다. 또한 고인과 평소 가깝게 지내온 배우 예지원을 비롯해 김아중 예수정 엄정화 그리고 고인의 유작인 ‘정이’에 함께 출연한 김현주 류경수가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했다. 이들 외에도 영화인 200여명 이상이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이날 영결식은 추도사가 낭독된 뒤 고인의 생전 필모그래피가 담긴 추모 영상 그리고 대만 영화계에서 보내 온 추모 영상 등이 차례로 상영됐다.
사회를 맡은 유지태는 “수연 선배님을 떠나 보내는 자리에 가족 분들과 영화계 선후배분들, 함께해주셔서 고맙다”고 유족을 대신해 인사를 전했다.
추도사를 위해 첫 번째로 단상에 오른 김동호 이사장은 생전 고인과 가장 가깝게 지내 온 영화적 동지이면서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김 이사장은 “배우 강수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믿기지도 않고 믿을 수도 없는 황당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당신을 떠나 보내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당신은 오늘 우리 곁을 떠났어도 천상의 별로 우리 영화를 비추며 끝까지 더 화려하게 우리들을 지켜달라”며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김 이사장과 함께 고인을 생전 가장 아끼고 딸처럼 여겨 온 임권택 감독은 오열을 하며 추도사를 낭독했다. 임 감독은 “친구처럼 자식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든든했었다”면서 “뭐가 그리 바빠 서둘러 갔느냐. 편히 쉬어라”고 눈물을 흘렸다.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추도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설경구는 며칠 전 백상예술대상에서 수상을 하며 강수연에게 남긴 인사를 다시 전했다. 그는 “1998년 영화 ‘송어’를 찍으며 첫 인연이 됐다”면서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던 내게 영화를 계속할 용기를 주신 분이다”며 “저의 영원한 사수이자 사부님, 친구, 누이였다. 그 동안 보여주신 사랑과 헌신, 배려를 절대 잊지 않겠다. 너무 보고 싶다”고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흘리며 단상에 오른 문소리도 “영화의 세계가 꼭 이 땅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면서 “하늘에서도 이춘연 대표님을 비롯해 먼저 가진 많은 감독님들과 그곳에서 영화를 하시길 빈다”고 추도했다.
고인에 대한 추도사를 마친 임권택 감독.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고인의 유작이 된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독립영화 감독 시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났던 일화를 소개했다. 연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가 어떻게 무명의 젊은 감독을 위해 통역까지 자처해 주셨을까”라며 “아마 선배님 스스로가 한국영화 그 자체이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연 감독은 “오늘 선배님과 작별하지만 전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선배님 얼굴을 마주하며 고민을 이어갈 것이다. 선배님의 마지막 영화를 함께 하며 선배님을 사랑하던 사람들을 위해 이 작품과 끝까지 동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심정지로 쓰러져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치료를 받아왔으나 7일 오후 사망했다. 고인의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용인공원에 안치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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