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게이션)‘닥터 스트레인지2’, 큰 재미 vs 높은 진입장벽
‘다차원’ 멀티버스 개념, 다중 세계 속 또 다른 ‘나’에 대한 얘기 ‘집중’
OTT스핀오프 시리즈 포함 세계관 스토리 전개+새로운 캐릭터 등장
2022-05-06 01:00:01 2022-05-06 01: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결론부터 정리하고 들어가 보자. ‘마블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재미있다. 하지만 온전한 재미 그 자체를 보장한단 개념은 아니다. 마블 영화 사상 가장 진입 장벽이 높은 에피소드가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마블은 2008아이언맨’ 1편을 시작으로 2019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무려 11년 동안 가장 완벽한 영화적 세계관을 구축해 왔다. 이점은 다시 말하면 마블 세계관에 친숙하지 않은 예비 관객들에겐 굉장히 불친절한 에피소드가 앞으로 이어진단 정리이기도 하다. 전편과 후편 그리고 쿠키 영상 등으로 사슬 고리처럼 연결된 마블의 전체 스토리는 세계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요소들이다. 이걸 전제로 들어간다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마블 영화 역사상 가장 불친절한 솔로무비 에피소드로 기록돼야 마땅하다. 사실 그 이면에는 너무도 얄팍한 디즈니의 상술까지 투여돼 있단 의심도 지울 수 없다. ‘코로나19’ 이후 앞다퉈 OTT플랫폼을 선보인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흐름에 발맞춰 디즈니 역시 디즈니플러스를 출시, 마블의 스핀오프 시리즈를 연이어 공개했다. 다시 말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닥터 스트레인지솔로무비 타이틀을 안고 출발하지만 실질적으론 디즈니플러스에 공개된 완다비전이후 스토리에 더 가깝다. 스토리의 메인 동력 역시 닥터 스트레인지가 아닌 완다에게 더 무게추가 기운다. 이 영화 원제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광기’(Madness)에 대한 얘기. 그 주체가 누구인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제목만으론 닥터 스트레인지일 듯 하지만 영화 속 광기를 담당하는 인물은 그가 아니다.
 
 
 
마블 세계관 시간 흐름 상으로 파악해 보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엔드게임그리고 완다비전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후 스토리가 이번 영화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피터 파커의 부탁으로 마법을 펼치다 뜻하지 않은 실수로 멀티버스 균열을 내며 다중세계 속 인물들이 한 곳으로 쏟아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영화에선 같은 실수가 등장하는 게 아니다. ‘스파이더맨을 통해 멀티버스 존재가 확인됐다면 그걸 활용하는 방식이 등장한다. 그래서 등장하는 인물이 두 명이다. 먼저 완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완다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연인 비전을 타노스에게 잃는다. 이후 그는 스스로가 창조해 낸 마을에서 비전과의 행복한 일상을 꿈꾸며 만든 환상 속에서 살아간다. 이 스토리가 바로 완다비전이다. 그리고 한 마을 전체를 자신의 마법으로 통제한 사건이 마블 세계관 속 상징적 사건 중 하나인 웨스트 뷰사건이다. 이 사건은 이번 영화에서도 언급된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완다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함께 마블 세계관에서 마법을 실행할 수 있는 유이한 캐릭터다. 완다는 힘을 각성할 경우 어벤져스 전체가 상대해도 물리치지 못한 타노스를 제압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캐릭터다. 완다가 힘을 각성하며 등장하는 캐릭터가 바로 스칼렛 위치’. 지금까지 마블 세계관에 존재했던 인물은 완다 막시모프였다. 이 영화에서 스칼렛 위치가 처음 등장한다. 그리고 그 힘의 동력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한 번 실행한 바 있는 흑마법 다크홀드’. 이 힘을 무너트리기 위해선 그 대척점에 존재하는 백마법 비샨티의 책. 여기서 완다가 다크홀드를 통해 스칼렛 위치로 각성한 이유가 등장해야 한다. 그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노스에게 타임스톤’(아가모토의 눈)을 순순히 넘긴 것에 분노하고 있었다. 인피니티 워에서 비전이 타노스에게 죽음을 당했고, 타임스톤을 통해 시간을 돌려 비전을 살리고 싶었지만 이미 타노스에 의해 인피니티 스톤 6개가 모두 파괴된 상태다. 완다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선택에 분노하면서도 비전과의 행복했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또 집착하면서 다중 세계를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려 한다. 그 통로의 시작이 다크홀드였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멀티버스를 뚫고 나아갈 수 없다. 이 영화에선 그 키 포인트로 아메리칸 차베즈를 새롭게 등장시킨다. 마블 세계관에서 다중 세계를 마음대로 이동하는 능력을 보유한 유일한 캐릭터. 완다는 아메리칸 차베즈를 노린다. 아메리칸 차베즈는 마블의 영화적 세계관이 시작 이후 지금까지 무려 72개 다중 세계를 지나왔다. 이번 영화 속 세계가 73번째다. 그가 이렇게 다중 세계를 이동해 나가는 이유는 자신의 능력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자신의 능력을 노리는 여러 상대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인물을 찾는 과정이었다. 그가 다중 세계 속에서 각기 다른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났고 이번에 만난 인물이 우리가 아는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사실상 완다의 폭주에 대한 얘기가 주된 동력이다. 완다가 왜 이런 선택을 했고, 왜 그런 방식을 노리고 있으며 그가 선택한 그것에 대한 이유와 목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를 두고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칸 차베즈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세계관 속 조력자 과 카마르 타지의 여러 마법사들이 모두 출격한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영화 속 부제, 광기에 대한 핵심이고 이유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그럼 멀티버스가 남게 된다. 영화에선 아메리칸 차베즈가 이 능력을 보유한 유일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 능력은 다른 차원으로 손쉽게 넘어가 그 차원의 또 다른 나를 만나고 그런 나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한다. 완다가 스칼렛 위치로 각성한 뒤 아메리칸 차베즈를 노리는 이유다. 이를 막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는 아메리칸 차베즈와 여러 차원을 넘나들며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는 기회를 얻는다. 이 과정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1편에서 친구였지만 마지막 적으로 등을 돌리게 된 칼 모르도 남작 그리고 멀티버스 속 같은 이름의 다른 히어로들을 만나게 된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마블의 세계관을 그린 애니메이션 왓이프에 등장하는 캡틴 카터, 다중 세계 속 흑인 캡틴 마블, 마블의 또 다른 히어로 시리즈 인휴먼즈속 블랙 볼트. ‘판타스틱4’ 리더 리드 리차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엑스맨의 프로페서X가 등장한다. 이들은 멀티버스 속 또 다른 세계에서 또 다른 닥터 스트레인지와 함께 일루미나티란 단체를 만들어 다크홀드를 관리 감독해 왔다. 결과적으로 일루미나티멤버들이 완다의 폭주에 개입할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칼 모르도의 경우 닥터 스트레인지’ 1편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임 스톤을 통해 도르마무의 침공을 막아내려 시간을 조종한 것을 두고 자연의 법칙을 거슬렀다며 반기를 든 바 있다. 이번 영화에선 다중세계 속 또 다른 칼 모르도였지만 다시 한 번 시공간을 넘나드는 닥터 스트레인지와의 관계 설정이 흥미를 더하는 요소가 된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종합해 보면 이렇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열린 멀티버스 게이트로 인해 벌어진 사건은 아니다. 그리고 완다의 폭주로 인해 벌어진 끔찍한 광기의 사건이 메인 동력이며 이를 막으려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고군분투가 등장한다. 또한 부제의 멀티버스의 인과관계를 완성하기 위해 아메리칸 차베즈를 등장시켰다. 그리고 다크홀드비샨티의 책을 통해 실현되는 이른바 드림워킹기술을 통한 다차원 정신 이동 대결이 볼거리다. 이런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면서 그 주변부에 존재하는 여러 캐릭터와 곁가지 스토리까지 영화 속에서 움직이게 된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결과적으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이런 이유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디즈니플러스의 마블 스핀오프 시리즈 완다비전그리고 멀티버스 개념을 등장시킨 또 다른 시리즈 로키여기에 마블 세계관에서 가상의 설정을 대입해 완성시킨 애니메이션 시리즈 왓이프를 모두 섭렵해야 온전히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멀티버스가 갖는 확장의 개념에서 풀어보자면 이번 영화는 더 없이 흥미로운 스토리다. 앞으로 이어질 마블의 영화적 세계관의 새로운 페이지 페이즈4’를 장식할 가장 완벽한 동력에 에너지를 가득 충전시킨 셈이다. 하지만 마블 세계관 진화는 창작자들의 공이 아니었다. 이 세계를 사랑하고 또 소비해 준 관객들의 무한 선택이 가장 큰 동력이었다. 마블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무한대로 뻗어 있는 코믹스 세계관 재현에만 집중한다면, 영화적 세계관이 뻗어나가는 속도를 관객이 따라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블의 영화적 세계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가 이젠 즐기는 것을 넘어 관객에게 강요를 하는 시대가 도래할지 모를 일이다. 이미 이번 영화부터 온전히 재미를 느끼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나. 자칫 관객들이 재미를 느끼기에 앞서 대혼돈에 빠질 가능성이 너무 크다. 5월 4일 전 세계 동시 개봉.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P.S 쿠키는 두 개다. 먼저 첫 번째는 닥터 스트레인지 속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굉장히 유명한 배우가 이 배역을 맡았다. 3편으로 이어지는 힌트가 될 듯하다. 두 번째 쿠키는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샘 레이미 감독의 페르소나로 알려진 유명 배우가 관객들에게 전하는 서비스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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