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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선 꿈 이룬 중흥건설…덩치 커졌지만 셈법은 '복잡'
공시강화…채무보증·상호출자 금지에 사업 확장 제약
재계 순위, 20위로 '우뚝'…자금조달 등 향후 전략 '고민'
2022-04-29 07:00:00 2022-04-29 07:00:00
(사진=중흥건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중흥건설이 1989년 설립 이후 34여년 만에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초 대우건설(047040) 인수·합병(M&A)을 완료하며 대형 건설사 그룹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순환출자 금지 등 고강도 규제와 공시 의무가 부과되며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시행 계열사를 활용한 토지매입이나 계열사 채무보증을 통한 개발이 제한되는 만큼, 포트폴리오와 자금조달책 다변화도 필요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진단) 및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내달 1일부터 대기업진단으로 신규 지정된다. 이는 2015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지 7년 만이다.
 
중흥건설이 대기업집단으로 거듭나게 된 데는 자산총액 9조8470억원 규모의 대우건설을 인수한 점이 주효했다. 지난 2월말 중흥건설과 자회사인 중흥토건은 KDB인베스트먼트에 인수대금 2조 670억원을 완납하며 대우건설 주식 50.75%를 취득했다. 이번 인수로 중흥건설의 공정자산총액은 지난 2021년 9조2070억원에서 2022년 20조2920억원으로 120.4% 증가했다.
 
건설업 내 입지도 굳건해 졌다. 지난해 중흥건설(시평 40위·1조1302억원)과 중흥토건(17위· 2조585억원), 대우건설(시평 5위·8조7290억원) 등 건설사 3곳의 합산 시공능력 평가액은 11조9177억원으로 삼성물산(22조5640억원)에 이어 2위에 달한다.
 
자산총액 기준 재계순위는 종전의 47위에서 27계단 오른 20위로 뛰어올랐다. 순위는 미래에셋그룹, NAVER(035420)(네이버), S-Oil(010950)보다 앞선 것으로, 지난 2020년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밝혔던 ‘3년 내 대기업 인수·재계 서열 20위 진입’ 목표도 무난히 달성하게 됐다.
중흥건설, 기업집단지정 관련 현황.(표=뉴스토마토)
 
그러나 커진 덩치만큼 감당해야 할 책임과 제약이 늘며 셈법은 복잡한 모습이다. 공정자산 기준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 등 공시 의무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특히 상호출자제한기업진단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의무와 총수일가 사익편취와 같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뿐만 아니라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제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가 추가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중흥건설은 과거 시티건설을 계열 분리하기도 했다. 중흥그룹의 경우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가 토지를 확보한 뒤 중흥토건·중흥건설이 채무보증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전략을 구사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흥건설은 특수관계자 등의 분양보증과 하자보증 등을 위해 주택토지보증공사에 1조3298억7200만원의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달 공시를 보면 중흥건설산업은 계열회사인 다원개발에 운영자금 50억원을 대여했으며 중흥토건은 계열사인 선월하이파크밸리(원채무자)에 갖는 기존 금전대부채권을 중흥건설에 양도하고, 그에 상응해 중흥건설에 지급의무가 있는 금전대부채무와 상계 처리하는 방식으로 채무 면제를 꾀하는 등 계열사 간 자금대여와 차입 공시도 줄을 잇고 있다.
 
현재로서는 채무보증을 해소하고 55곳의 계열사를 정리, 경영구조를 재확립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이밖에 부채비율 관리도 요구된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부채(7조2000억원)를 인수하며 부채비율이 156.3%로 51.1%포인트 증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부채총액은 12조3730억원에 달한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간 내부 자금거래 빈도가 높은 재무정책을 나타낸 중흥건설계열의 재무정책 특성을 고려시 대우건설의 재무정책 변화 여부와 함께 내부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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