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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좁은 주차장…큰 차 '문콕 빌런' 만든다
(큰 차 전성시대③)주차장 폭 2.3m→2.5m 개선
타호 등 확장형 주차장 크기보다 큰 차도 출시
차업계 "주차 공간이 구매 결정까지도 이어져"
2022-04-26 06:00:00 2022-04-26 06: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이른바 '차박(차에서 숙박)', 캠핑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대형 자동차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좁은 주차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좁은 주차 공간으로 개문 시 옆 차량을 손상하는 일명 '문콕'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월부터 시행된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담긴 주차구역 한 면당 면적은 △일반형 너비 2.5m·길이 5.0m △확장형 너비 2.6m·길이 5.2m 등이다. 
 
지난 2019년 주차장 규격이 기존 2.3m에서 2.5m로 커졌지만, 신축 건물에만 의무적으로 적용되다 보니 폭이 2m가 넘는 차들은 문을 열고 내리기가 여전히 불편하다.
 
주차장 한 면당 너비는 비교적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길이는 여전히 최저 수준이다. 해외 주차장 한 면당 기준은 △미국 2.7m·5.5m △일본 2.5m·6.0m △유럽 2.5m·5.4m △중국 2.5m·5.3m △호주 2.4m·5.4m 등이다. 이는 모두 일반형 면적 기준이다. 
 
지난해 11월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 주차장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차량 무상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에게 주차는 매우 불편하게 다가온다.
 
현대차(005380)의 SUV 판매를 견인하는 팰리세이드는 길이는 4.9m에 달한다. 이 경우 주차 후 트렁크에서 물건을 빼기란 쉽지 않다. 너비도 1.9m인 만큼 부주의로 문을 열 경우 옆 차에 '문콕'을 하게 될 수 있다. 기아(000270) 카니발은 길이가 5.2m로 일반형 주차 면적을 넘어 확장형 주차 면적에 딱 맞다.
 
수입차 브랜드에서 출시한 주요 큰 사이즈 차량의 길이를 살펴보면 △쉐보레 트래버스 5.2m △쉐보레 콜로라도 5.4m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5.3m △포드 익스플로러 5m △링컨 에비에이터 5m 등으로 상당한 크기를 자랑한다. 
 
이번에 출시했거나 출시가 예정된 △쉐보레 타호 △포드 익스페디션·레인저 랩터 △링컨 내비게이터 등은 모두 길이가 5.3m를 넘어선다. 모두 확장형 주차 면적을 넘어서는 길이다.
 
주차장법이 다시 개정되지 않는 이상 주차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큰 차량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첫 번째가 주차 공간"이라며 "이 때문에 구매 결정까지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원격 자동 주차 기술 개발 등 주차보조시스템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이면 도로가 많고 주차 환경이 여유롭지 않은 국내와 유럽 등에 특화된 차세대 주차 제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좁은 골목, 지하 주차장의 회전식 통로, 막다른 골목에서 후진해야 할 상황 등에서 버튼만 누르면 자율주행으로 통과하는 기술이다. 협로 주행과 후방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도심형 자율주행 시스템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이 차세대 주차 제어 시스템은 △원격 자동 주차 △3D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방충돌방지 등 다양한 안전·편의 기술이 통합돼 있어 큰 차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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