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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인플레 파장…"올 하반기 임금 상승 압력 부추긴다"
물가 상승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차효과' 가능성
정액 급여의 임금 상승 기여도, 작년 하반기 2.8%포인트까지 올라
물가 상승은 4분기 후 임금에 충격으로 작용
한은 "경제 주체의 인플레 기대심리 안정적 관리 필요"
2022-04-25 12:50:06 2022-04-25 18:12:02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높은 물가 상승세와 고용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이후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물가 상승이 임금을 높이고 다시 물가를 추가로 상승시키는 악순환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최근 노동시장 내 임금 상승 압력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노동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차효과(Secondary Effect)'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임금 동학 평가 △임금 관련 주요 여건 변화 △임금·물가 간 전가 효과 등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내 임금 상승 압력을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라 임금 상승률을 분석해 보면 지속성이 낮은 특별 급여, 산업별 특이 요인의 기여도가 예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성이 높은 정액 급여, 산업 간 공통 요인의 기여도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공통 요인은 전 산업이 공유하는 노동 시장 슬랙, 임금 관련 여건 등의 변화를 반영하는 반면, 특이 요인은 특정 산업에 국한된 여건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임금이 4.6% 올랐는데, 이 중 지속성이 높은 정액 급여가 임금 상승에 미친 기여도는 2.6%포인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의 3.6%포인트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2.3%포인트에서 하반기 2.8%포인트로 상승 추세를 보이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한은 분석이다. 정액 급여가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은 임금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울러 동적요인 모형에 따르면 산업 간 공통 요인의 기여도는 2021년중 4%포인트로 팬데믹 이전(2017~2019년 4.3%포인트)보다 다소 낮았다. 하지만 작년 1분기 2.88%포인트에서 같은 해 4분기 4.77%까지 치솟는 등 노동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다.
 
자료는 소비자물가 및 명목임금 상승률 추이 그래프. (제작=뉴스토마토)
 
임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들은 대체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대다수 고용지표들도 개선되면서 노동 시장 내 주요 여건이 임금 상승 압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임금 상승 압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더 커지며, 물가 상승 충격 이후 임금이 유의하게 반응하는 데는 4분기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이는 통상 1년 단위로 이뤄지는 임금 협상 관행, 노동 시장의 경직성 등에 기인한다.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물가 상승세가 올해 하반기 이후 임금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부터 3%대를 유지했고, 올해 3월에는 4.1%로 10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노동 시장 내 임금 상승 압력이 최근 들어 점차 상승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 충격은 시차를 두고 임금 상승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감안할 때 높은 물가 상승세와 고용 회복이 지속될 경우 올해 하반기 이후 임금 상승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물가 상승, 임금 상승, 물가 추가 상승의 악순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무엇보다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높은 물가 상승세와 고용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이후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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