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가 지난 2013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추궁하는 위원들의 질의을 받고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부동산 투기 의혹과 과도한 재산증식, 전관예우에 따른 부의 축적은 역대 인사청문회에서 주요 낙마 사유였다. 2000년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낙마 사유는 대체로 비슷하다. 위장전입이나 자녀 문제, 논문표절, 병역면탈, 거짓해명 등도 단골 소재였다.
2008년 이명박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 지명자였던 박은경 후보자는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이라는 황당한 답변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강부자'(강남·부동산·부자) 내각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졌고 지명 발표 9일 만에 사퇴했다.
과도한 전관예우도 낙마 배경이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는 2003년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 시작 후 유일하게 낙마한 인물로 회자된다. MB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천 후보자는 고검장도 건너뛰고 곧바로 검찰총장 후보에 올랐으나 스폰서 검사 파문으로 청문회 후 사퇴했다. 건설업자 박모씨에게 담보 없이 15억5000만원을 빌리고 가족들이 호화생활을 한 것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줄줄이 밝혀졌다.
박근혜정부 첫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됐던 김병관 후보자는 무기중개업체 고문으로 일하면서 2억여원의 보수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무기 중개 로비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미얀마 자원개발업체 주식보유를 은폐하는 등 추문으로 내정 38일 만에 중도 낙마했다.
박근혜정부 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안대희 후보자도 수십억원에 이르는 전관예우 수임료가 드러나 낙마했다. 부동산 투기나 병역 의혹은 없었으나 변호사 개업 후 열 달 동안 27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게 문제가 됐다. 수임료로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지만 총리직을 돈으로 매수한다는 비판 여론으로까지 번져 결국 자진사퇴했다.
MB정부 당시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김태호 후보자(사진=연합뉴스)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과 직결된 거짓말과 위증도 낙마의 배경이 됐다. MB정부 때 40대의 나이로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김태호 후보자는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첫 만남 시점을 번복한 게 위증 논란에 휩싸이면서 청문회 나흘 만에 자진사퇴를 해야 했다. 박근혜정부 당시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양도세 탈루 의혹을 부인했다가 당시 거래자의 증언이 나오면서 위증 논란으로 지명 33일 만에 낙마했다.
재산 형성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행태를 보인 후보자들의 낙마 사례도 다수다. 문재인정부에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이름도 낯선 회사의 주식을 사들여 1년 만에 재산을 12억원이나 불렸다. 매도·매수 시점을 정확히 알아내 '주식 1타 강사'라는 세간의 조롱이 쏟아졌다. 미국 주식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에 빗대 '유정 버핏'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투자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지명 25일 만에 자진사퇴의 길을 택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지명됐던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추문에 휩싸여 낙마한 경우도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7살이던 1975년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한 표현도 논란이 됐다. 결국 지명 5일 만에, 문재인정부 출범 후 공직 후보자 중 첫 낙마라는 오명을 썼다.
위장전입이나 논문표절, 음주운전, 자녀 문제는 인사청문회의 단골소재다. 박근혜정부 초대 국무총리 지명자였던 김용준 후보자는 두 아들의 병역 면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했다. 총리 지명자가 자진사퇴한 건 헌정 사상 처음이었다.
노무현정부 당시 교육부총리에 지명됐던 김병준 후보자는 제자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인사청문회는 통과했으나 비난 여론에 못 이겨 취임 13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김 부총리의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단체가 김상곤 후보자가 이끌던 교수노조였다. 이후 문재인정부에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김상곤 후보자 역시 석·박사 논문 표절에 휩싸인 바 있다. 다만 김상곤 후보자는 논문표절 의혹에도 청문회를 통과했는데, 당시 김병준 후보자와의 악연이 두고두고 회자됐다.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도 세태에 따라 달라지는 양상을 보인다. 윤석열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한동훈 후보자는 위장전입 의혹에 휩싸였다. 역대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목적은 자녀 교육을 위해 8학군으로 옮기기 위함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한 후보자의 경우 부인이 외제차를 저렴하게 구매키 위해 위장전입한 특이한 경우였다. 반면 한 후보자는 논문 표절률 0%라는 보도로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정부의 초대 내각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낙마 제1호가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고액 고문료와 임대수익 논란이 불거졌다. '조국 사태'를 소환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의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과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는 딸의 장학금 논란과 회계부정 의혹에 휩싸였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이 도박 사이트 운영 창립자로 밝혀져 곤혹에 처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부인이 위장전입한 게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10일 1차 내각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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