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통령실 이어 관저마저 번복?…한남동 외교부장관 공관 유력
유력 후보지였던 육참총장 공관, 낡았다는 이유로 배제
2022-04-21 17:15:56 2022-04-21 22:55:37
지난달 20일 촬영한 외교장관 공관 등 다수 공관이 들어선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 입구(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5월10일 취임까지 남은 기간은 단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엔 재임기간 동안 지낼 거주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관저는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이 유력하다. 당초 후보지로 검토됐던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너무 낙후됐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에 이어 관저마저 번복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게 생겼다. 윤 당선인은 지난 3월 대통령실 집무실 이전을 놓고 기존 공약이었던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선회한 바 있다. 광화문 청사는 비용과 제반 여건 등의 문제를 들어 국방부로 결론을 내렸다. 인수위 출범 후 처음 열린 기자회견을 국정운영 방향이 아닌 대통령 집무실 이전 당위성에 할애했다. "당선인 신분으로 보고를 받아보니 광화문 이전은 재앙"이라고도 했다. 제왕적 대통령제 개선을 위해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긴다는 '광화문 시대' 공약이 백지화되는 순간이었다. 
 
'용산 시대'로 선회한 윤 당선인은 육참 총장 공관을 관저로 낙점했다. 윤 당선인은 국방부 청사를 답사한 뒤 한남동 공관을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출퇴근 가능 여부와 교통 혼잡을 확인키 위한 시뮬레이션 모의실험까지 진행했다. 그 사이 청와대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 승인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였다. 윤 당선인은 새 정부 출범 직후 통의동 집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며 퇴로까지 닫았다.
 
통의동 집무실에서 집무를 볼 경우 방탄유리 설치나 경호 시설까지 새로 갖춰야 한다는 지적과 우려에도 윤 당선인의 완고함을 꺾을 수는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일부가 승인이 났지만, 이번엔 관저 문제를 두고 혼란을 빚고 있다. 면밀한 검증 없이 육참 총장 공관을 관저로 이용하겠다고 발표한 것 자체가 정상적인 절차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육참 총장 공관은 비가 새는 등 노후화로 재건축 수준의 리모델링이 필요한 수준이라는 게 인수위의 공관 변경 배경의 주된 이유다. 앞서 윤한홍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팀장은 육참 공관을 관저로 사용하겠다면서 "육참 총장이 계룡대에도 공관이 있어 일주일에 12일 밖에 안 쓴다"(3월20일)는 이유를 들었다. 이 발언이 딱 한 달 전 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저 변경 역시 졸속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인수위 제공)
 
인수위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외교부 장관 공관이 관저 검토 과정에서 또 다시 틀어질 수 있느냐'는 물음에 "말 그대로 지금 검토되고 있는 것이니까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육참 총장 공관을 실측하는 과정에서 많은 불합리한 점이 발견됐다"며 "최초에 검토가 됐던 육참 총장 공관을 지금부터 리모델링 하는 것보다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검토되는 외교부 장관 공관이 훨씬 비용도 덜 들고 기간도 줄어든다는 얘기를 전달 받았다"고 관저 선회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공관을 사용 중이라 윤 당선인이 취임 후 바로 입주하는 것은 어렵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일정 기간 현 서초동 자택에서의 출퇴근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시적으로나마 서초동에서 용산 집무실로 출퇴근하더라도 교통 혼란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레 시민들의 불편함도 늘어나게 된다.  
 
외교부 장관 공관의 설립 목적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외교부 공관은 외교행사를 여는 게 주목적인 곳이다. 윤 당선인이 이를 관저로 사용할 경우 당장에 대체할 곳을 찾아야 할 시설이 여의치 않다. 외교부 장관 공관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과 관련해선 후속 조치도 안갯속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준비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원회가 외교부 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검토하는 상황에서 공관 이전 대책을 검토하느냐' 질문에 "아직 특별히 통보받은 게 없다"며 "인수위에서 검토해서 결론이 나면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방을 빼줘야 하는 국방부와 대통령이 거주할 곳을 위해 외교 연회 행사장까지 내줘야 하는 외교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이런 연쇄적인 혼란의 원인에는 청와대에 단 하루도 살지 않겠다는 윤 당선인의 고집이 자리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인수위 초반 국정운영 구상에 집중해야 중요한 시간 대부분을 집무실 이전에 쏟아 붓고도 이런 후폭풍에 직면했단 점에서 새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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