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은행이 맞나요?" 고령자에겐 낯선 은행 혁신점포
계좌개설 가능하지만 방문객 대부분 현금인출 등 단순업무
입력 : 2022-04-19 06:00:00 수정 : 2022-04-19 09:49:13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여기 안에 은행이 있는 게 맞나요?"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CU 마천파크점에 위치한 하나은행 혁신점포 1호점을 방문한 한 60대 고객은 편의점 밖을 서성이다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상담 시간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 고객은 "대출 상담을 받으러 온 건데 영업점을 가라고 하더라"면서 "폰뱅킹 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안에 기계도 복잡하고 차라리 바로 영업점을 갈 걸 그랬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 송파구 CU 마천파크점에 위치한 하나은행 혁신점포 1호점의 모습. (사진=정등용 기자)
 
은행들이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한 혁신점포를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현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2030세대들에겐 이용에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지만, 고령층의 경우 직원 도움 없이 원활한 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하나은행 혁신점포 1호점은 작년 10월 문을 열었다. 이 곳엔 은행 상담원과 화상상담이 가능한 STM(스마트 텔러 머신)과 현금지급기가 한 대씩 설치돼 있다. 고객들은 기존 ATM 업무와 계좌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등 50가지의 업무를 볼 수 있다.
 

서울 송파구 CU 마천파크점에 위치한 하나은행 혁신점포 1호점의 내부 모습.(사진=정등용 기자)
 
STM의 첫 화면은 눈에 잘 띄도록 큼지막한 글씨체로 업무 종류를 보여줬다. 바이오 인증과 신규 계좌 개설 업무를 진행해보자 막힘 없이 다음 단계로 이어졌다. 전체적인 전산 시스템은 웬만한 기계를 다룰줄 아는 젊은층이라면 이용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출 상담을 받을 수 없는 부분은 아쉬웠다. 상담원 연결로 대출 상담을 문의하자 "대출 상담은 영업점에서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다고 고령층이 사용하기에 간편한 것도 아니었다. CU 마천파크점 직원은 "오시는 분들은 주로 현금 인출이나 ATM 업무를 많이 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서울 광진구 GS더프레시에 위치한 신한은행 혁신점포 2호점의 화상상담창구 내부 모습. (사진=정등용 기자)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GS더프레시에 들어선 신한은행 혁신점포 2호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곳도 하나은행 혁신점포와 마찬가지로 화상 상담창구, 스마트키오스크를 24시간 운영 중이다. 2030세대가 몰려 있는 지역 특성상 젊은층의 호응도는 높지만 고령층의 접근성은 떨어지는 실정이다.
 
그나마 신한은행 혁신점포에선 대출 상담이 가능했다. 다만 상담을 해도 실제 대출 실행까지 하려면 결국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것은 하나은행 혁신점포와 똑같았다. 상담도 신한 모바일앱 이용 방법을 안내하는 수준이라 고령층이 이용하기에 큰 이점이 없었다.
 
점포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종종 오시긴 하는데 아무래도 화상 상담이 어색하다 보니 낯설어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화상 상담보다는 키오스크 이용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규로 개설되는 혁신점포에는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사용자들의 은행업무를 돕는 직원이 일정기간 상주하며 은행업무를 원활하게 보실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령층은 아무래도 디지털 경험이 없다 보니 이용률이 낮을 수도 있다"면서 "이제 시작 단계이고 이런 것들이 익숙해지면서 점차적으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 광진구 GS더프레시에 위치한 신한은행 혁신점포 2호점의 모습. (사진=정등용 기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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