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태규 돌연 사퇴에 '흔들리는' 공동정부…안철수도 작심발언
안철수 "인재 누구 편이냐 중요한 게 아냐"…윤 당선인 측 "계속 함께 했으면"
2022-04-12 15:43:01 2022-04-12 23:12:40
안철수 인수위원장(왼쪽)과 이태규 의원(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돌연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사퇴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역대 사례를 살펴봐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한 인수위원의 자진 사퇴는 이례적이다. 행정안전부 장관 입각이 유력했으나 "입각 의사가 전혀 없다"고 선도 그었다. 
 
이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최측근이다. 20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막후 역할을 해냈다. 안 위원장 대리인으로 물밑 협상에 나섰고 상대 파트너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었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후보 단일화와 함께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이후 기획조정분과 위원으로 인수위에 합류했고, 안 위원장 몫의 입각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 의원이 지난 11일 인수위원 직을 내던지고 입각 또한 거부하면서 이상기류가 흘러나왔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오늘부로 인수위원 직에서 사퇴한다"며 "아울러 저에 대해 여러 부처 입각 하마평이 있는데 저는 입각 의사가 전혀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당장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공동정부 구상이 삐걱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앞서 안 위원장은 초대 국무총리 직을 고사하면서 "장관 후보들은 추천하겠다"고 언급, 새정부에서 측근들의 입각을 통해 공동정부의 명분을 살리고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바 있다.
 
안철수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연합뉴스)
 
12일 양측 얘기를 종합해보면 내각 인선 과정에 안철수계가 배제된 데 따른 불만이 이 의원의 인수위원 사퇴의 결정적 배경으로 분석된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이)대선과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그리고 인수위를 하면서 여러 어려움이나 힘든 점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이런 부분들에 대해 본인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뜻을 저에게 전해왔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힘들었다고 하느냐'는 질문엔 "개인적인 이야기"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인선 과정에서 제가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며 자신이 배제됐음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 10일 발표된 1차 내각 인선 과정에서 자신의 추천이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으로 해석됐다. 2차 내각 인선에 대해서도 "인재가 누구 편이나 누구 사람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1차 내각 인선 발표 직후 "결정은 인사권자가 하는 것이고, 책임도 인사권자가 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한 책임총리제와 안 위원장의 지분 요구가 상충될 소지도 크다. 1차 내각 발표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무위원 후보자들을 자신이 추천했다는 문서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책임총리제의 핵심이 총리의 각료 제청권 보장이라는 점에서 이는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으로는 윤 당선인이 내각 인선을 주도해 놓고도 한 후보자가 제청한 절차적 요식행위를 보임으로써 안 위원장의 불만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공동정부를 합의했지만 사실상 '선언'에 불과해 안 위원장의 지분을 담보할 그 어떤 장치도 없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단일화가 윤 당선인의 당선에 큰 도움이 됐는지를 놓고도 회의적인 시각이 짙다. 오히려 역풍을 낳아 호남과 중도층의 이탈을 배가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안 위원장이 자신의 몫을 계속해서 고집할 겨우 나눠먹기식 구태정치 비난도 피하기 어렵다. 윤 당선인의 배려가 전제되는 약속 이행에만 기대야 하는데, 이 같은 권력분점은 대통령 1인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는 현 체제에서는 그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DJP 연합이 깨진 것도 결국 같은 이유에서였다. 
 
윤 당선인 측은 일단 사태 진화에 주력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듣기로 많이 지쳐 있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자세한 건 모르겠다"며 "계속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이 의원을 달랬다. 장 실장은 "어쨌든 저는 이 의원님과 지난 단일화 과정에서부터 인수위 구성, 인수위 운영 때까지 깊은 신뢰를 갖고 대화를 해왔다"며 "(이 의원에 대한)신뢰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갑작스런 사퇴가 장관 인선 때문인가'라고 묻자 장 실장은 부인했다. 이어 "앞으로 (대통령이) 취임하고 5년 동안, 향후 정부를 창출하는 데도 (이 의원이)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동정부 구상이 파열음을 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파열음은 무슨 파열음인가. 안 위원장이 계신데"라며 "파열음은 없다. 잘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주 발표될 2차 내각 인선에서 안철수계 인사들이 이름을 올려 확전을 수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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