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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붐'…글로벌 전자업계에 VR·AR 다시 뜬다
삼성전자, 상표 출원…4년 만에 새 기기 출시 '초읽기'
2025년 4387만대 출하 규모 전망…작년 대비 4.5배 증가
2022-04-06 16:17:55 2022-04-06 16:17:55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VR(가상현실)·AR(증강현실)기기 시장에 다시 눈독을 들이고 있다. VR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을 말한다. AR은 현실에 추가적인 기능을 더하는 것으로, 운전석 전면의 HUD(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예로 들 수 있다. 
 
VR과 AR은 2010년대 초반부터 개발돼 왔지만, 콘텐츠 부족, 실용성 저하 등의 이유로 최근 몇 년간 주목받지 못하다가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다시 전자업계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현재 메타버스용 기기를 개발 중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로봇과 함께 메타버스를 미래 신사업으로 꼽았다. 
 
한 부회장은 당시 "중장기적으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 육성 발굴도 병행해 지속 성장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지 메타버스 경험을 할 수 있게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가 열린 가운데 롯데정보통신 메타버스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버추얼 콘서트'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메타버스는 '추상', '초월', '가공'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 세계를 칭한다. 메타버스는 본인의 아바타를 활용해 단지 게임이나 가상 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는 VR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온 바 있다. 지난 2014년 하반기 열린 삼성 언팩 행사에서 오큘러스와 협업해 만든 '기어 VR'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기어 VR2'까지 출시했으나, 3년 뒤인 2018년 지원을 중단하며 사실상 단종했다. VR 시장이 기대만큼 활성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기어 VR'은 단독으로 실행 가능한 디바이스가 아니라 스마트폰 등과 도킹하는 모듈형 디자인으로 당시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대신 2019년부터 미국 증강현실 기술업체인 디지렌즈(DigiLens)에 투자하며 시장 활성화 시기를 준비해 왔다. 지난달에는 가상 현실 콘텐츠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리브'에 투자하기도 했다.
 
2016년 2월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에서 '기어VR' 기기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최근에는 다시 제품화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갤럭시VR', '갤럭시360'이란 이름의 'VR헤드셋' 상표를 출원했다. 이들 상표는 국내 특허청에 2019년 등록된 바 있다. 
 
정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며 "메타버스 산업 성장의 핵심은 VR·AR기기 등의 하드웨어 고도화가 필수적이고, 가상 세계로의 연결은 신규 매개체 없인 불가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새로 개발하는 메타버스 기기는 '기어 VR'처럼 스마트폰 도킹 형태가 아닌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빅테크업체들도 해당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현재 VR에 AR을 더한 MR(복합현실)용 제품 2종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는 기존과 같이 헤드셋을 눈에 착용하는 방식이다. 이 헤드셋은 개발자와 고급 전문가를 겨냥한 제품으로, 약 3000달러 이상의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제품은 글라스 형태로 안경 형태의 기기다. 이들 제품은 이르면 오는 6월 애플이 개최하는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외에도 메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구글, 샤오미, 아마존 등의 글로벌 IT기업들 역시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기업의 신제품 출시와 고객 수요 증가에 힘입어 관련 시장 규모는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AR·VR기기 출하 규모는 2025년 4387만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2021년 대비 4.5배 증가한 규모다. 특히 AR기기는 2023년 이후 본격적으로 보급돼 2025년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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