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게이션)‘스텔라’, 아쉬워서 더 아쉬운 웃음의 값어치
스타 작가-감독 라인업 ‘기대치’↑…고물 자동차 ‘웃음’ ‘감동’ 공감 소재
세대간 소통의 창구 활용 연출 ‘미흡’, 웃음과 공감의 이질감·낯선 호흡
2022-04-05 01:00:02 2022-04-05 01:00:0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일단 영화 완벽한 타인의 배세영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다. 298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을 만든 권수경 감독이 연출했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영화의 장르는 로드형식이 결합된 코미디 장르다. 이 정도면 기대치를 충분히 올려봐도 된다. ‘믿고 봐도 된다란 타이틀이 충분한 이름값이다. 근데 문제는 이 영화가 너무 오래됐단 점이다. 2019 12월 말 공식적으로 크랭크업했다. 촬영이 끝난 지 무려 2년 만에 개봉하는 셈이다. 당연히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이 점이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감성을 자극시키지 못한 듯하다. 보는 시각에 따라선 시나리오 문제를 거론할 수도 있겠고, 또는 배우들의 연기를 문제 삼을 수도 있겠다. 감독의 연출력을 짚고 넘어갈 수도 있을 듯하다. 최고 시속 50km 올드카 스텔라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더욱 빨라진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엔 힘이 많이 부친다. 그렇다고 수준 미달이라고 하기엔 기대 이상이다. 스크린을 넘어 ‘OTT세대로 접어든 콘텐츠 주효 타깃 소비층인 2030을 포섭하기엔 한 방이 부족하다. 영화는 당연히 이미 완성됐다. 한 방을 찾는 건 온전히 관객의 몫이 됐다.
 
 
 
스텔라는 실제 1980년대 중반 국내에 출시된 중형 세단이다. 당시만 해도 서민들에겐 성공과 부의 상징이었다. ‘이제 우리도 어깨에 힘 좀 줘도 된다싶을 정도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던 상징적인 이름이다. 물론 주인공 영배(손호준)에게도 그랬다. 어릴 적에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완벽하게 잊혀진 기억이다. 현재는 차량 담보 업체의 에이스로 활동 중이다. 영배는 지독할 정도로 돈 빌려간 사람들에게서 빚을 잘 받아 내오는 탁월한 솜씨를 뽐내왔다. 돈을 못 갚으면 차를 뺏어오는 데 최고의 실력자였다.
 
영화 '스텔라' 스틸. 사진=CJ ENM
 
그러던 어느 날이다. 영배는 자신의 사장(허성태)이 하룻밤 맡긴 슈퍼카를 도둑 맞는다. 이 차는 영배가 자신의 어릴 적 동네 친구 동식(이규형)에게 하룻밤 맡겨놨던 터다. 근데 동식이 자신의 개인 사채 빚 탕감을 위해 팔아 먹었다. 영배는 사장과 그의 부하들 협박에 도망을 다니기 시작한다. 도망 다니는 와중에 동식을 잡으러 다니는 영배다. 이 과정에서 영배는 의절한 채 살아온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시골집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사장과 그의 부하들과 마주쳐 위험에 처한다. 그때 시골집 낡은 차고에 남아 있던 먼지 쌓인 스텔라가 영배를 반긴다. 영배는 제대로 굴러나 갈지 모를 스텔라를 이용해 사장과 부하들에게서 도망친다. 그와 동시에 동식을 잡아 슈퍼카를 찾고 잃어버린 자신의 신용을 찾기로 한다.
 
영화 '스텔라' 스틸. 사진=CJ ENM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다. ‘스텔라는 복고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복고는 아니다. 옛 추억이다. 추억이라기 보단 기억에 더 맞겠다. 기억을 통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리는 과정에서 돌아보게 되는 기억 속 행복을 끌어 올린다. 이 흐름 속에서 관객들에게 공감과 감동 그리고 적당한 눈물을 흘리게 할 작정이다. 특히 이 영화의 장르적 특성인 코미디를 살리기 위해 고물 자동차를 적극 활용한다. 최고 시속 50km, 출시 40년 가까운 고물 자동차가 만들어 내는 웃음은 포복절도할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웃음을 터트리기에 엔진 성능은 유효하다.
 
영화 '스텔라' 스틸. 사진=CJ ENM
 
문제는 좀 다른 지점에서 우선 찾아봐야 할 듯싶다. 우선 스텔라는 다른 기존 장르 영화들이 안고 출발하는 적당한 수준의 문제는 당연히 있다. 하지만 그게 적당한으로 보이지 않고 엄청난으로 보인다. 촬영 마무리 이후 개봉까지 무려 2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국내 상영업 시장 자체가 변화를 맞이했다. ‘코로나19’이전에 개봉했다고 해도 상황은 완벽하게 달라졌을 것이라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가 코로나19’가 극심한 최근 상황에 개봉했기에 그 문제가 더 두드러져 보인다. 최근 콘텐츠 흐름과 트렌드에 전혀 상관없는 방식으로 얘기를 끌고 가고 풀어간다. 이런 점이다. 구식 자동차를 통해 감동을 유발하고 소통을 하려 한단 점이다. 이걸 단순하게 온전한 코미디로 풀어갔다면 차라리 킬링타임용 웃음 장치로 충분히 소화 가능할 소재였다. ‘스텔라는 차를 통해 단절된 세대간의 소통의 창구를 터 버린다. 쉽게 공감하기 힘든 결정이다. ‘스텔라란 단어 자체에 생경함만 안고 있는 2030세대가 도대체 왜 무엇을 어떻게로 받아 들인다면 이 영화는 출발부터 덜컹거릴 뿐이다.
 
영화 '스텔라' 스틸. 사진=CJ ENM
 
영화 경험이 많은 허성태조차 스텔라에선 쉽게 결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손호준과 이규형은 영화란 포맷과 드라마에서의 차이가 상당히 큰 느낌이다. 배우적 스킬의 문제라기 보단 그 차이를 좁혀주지 못한 감독의 디렉션에서 문제점을 찾아야 할 듯싶다.
 
전반적으로 스텔라는 작가와 감독의 이름 값과는 전혀 다른 무게감을 드러낸다. 영화 감상 이후 되짚어 본 복기를 따라가면 결코 시나리오의 허술함을 지적할 수는 없다. 연출의 문제점도 결과물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이 의도된 지점일 듯하다. 그럼에도 스텔라는 얘기의 흐름과 결이 굉장히 덜컹거린다. 속도전에 민감해져 버린 OTT세대, 그리고 그 속도에 익숙해져 버린 기성세대에게조차 스텔라의 방식은 옛 것에 불과해져 버렸다.
 
영화 '스텔라' 스틸. 사진=CJ ENM
 
초기 출발 단계에서 지금의 시장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고, 누구도 지금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기에 문제를 삼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이유를 전부 고려한다고 해도 스텔라는 아쉽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기대치와 영화 감상 이후 실망의 기대치. 두 차이가 너무 크다. 개봉은 오는 6.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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