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게이션)‘모비우스’, 가장 완성된 ‘안티 히어로’ 교과서
‘정의 구현’ 히어로 서사 배제된 개인적 욕망과 목표→희귀혈액병 치료
혼돈과 분열된 자아, 개인적 욕망과 목표 위한 캐릭터 질주 ‘쾌감’ 상승
2022-03-31 01:03:02 2022-03-31 01:03:0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안티 히어로’, 국내에선 여전히 낯설다. 전통적 히어로, 즉 영웅 서사가 아니다. 세계를 구하고 정의를 실현한단 개념의 영웅 서사가 우리에게 익숙하다면, 개인의 욕망과 명분이 우선시 되면서도 사회적 통념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 캐릭터로서의안티 히어로반영웅은 그려진다. 히어로와 안티 히어로 차이라면모두개인의 경계선에 선 자아로 볼 수 있다. 그런 기준에서 모비우스는 그 선을 충분히 적절하게 유지하고 지켜나간다. ‘안티 히어로를 굳이나쁘지만 나쁘지 않게그려야 한단 강박적 개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이런 틀에 갇히고 싶지 않다면안티 히어로는 인물 서사를 끌어 가는 명분에서 차이를 명확하게 두면 될 뿐이다. 같은안티 히어로개념에서 출발한베놈이 이런 지점의 경계와 명분을 잘 활용하지 못한 점이 두드러졌었다. 장르와 캐릭터 그리고 모두와 개인의 차이에서 갈팡질팡한 모습이 역력했다. ‘모비우스는 이런 점을 반면교사 삼았다. 구태의연한 설명을 드러냈다. ‘모비우스는 외모적으로도 그리고 태생적으로도. 그 자체에서 상업적 시각의 시네마틱유니버스 속안티 히어로로서 제격인 완성형 캐릭터로 존재한다. 그 자체로서 보여주면 될 뿐이다.
 
 
 
‘모비우스’는 영화적으론 캐릭터 탄생기에 가깝다. 마블 세계관 가운데스파이더맨세계관에 존재하는 마이클 모비우스에 대한 얘기다. 이 얘기의 시작이 있어야 앞으로 이어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확장에 대한 모멘텀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모비우스는 시네마틱유니버스 속 안티 히어로답게 개인적 욕망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전제 조건으로 제시된다. 그런 점은 모비우스가 흡혈 캐릭터란 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마이클 모비우스는 어릴 적부터 희귀 혈액병을 앓았다. 자신의 병을 치료하는 게 평생의 목표다. 그 과정에서 전 세계 의학계를 뒤흔들 인공혈액까지 개발한다.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거부한다. 그의 괴짜기질이지만안티 히어로에 대한 성격적 기본 전제로 보는 게 타당하다. 그에게대의는 관심사항이 아니다. 오롯이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표만 존재한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사진=소니픽쳐스
 
마이클 모비우스는 이미 혈액 연구 분야에선 세계적인 권위자다. 그가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마지막 힌트이자 키워드로 삼은 건 흡혈박쥐. 다른 종족의 피를 먹고 생명을 유지하는 흡혈박쥐의 DNA를 통해 자신과 같은 희귀 혈액병 치료 가능성의 힌트를 찾았다. 그의 이런 연구는 자신과 같은 병을 앓는 친구 마일로의 후원으로 가능했다. 마일로는 막대한 재력을 이용해 마이클의 연구를 지원했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사진=소니픽쳐스
 
마이클의 연구는 막바지 성공 단계를 눈앞에 둔다. 실험용 쥐 실험이 성공했다. 마이클과 동료 마르틴은 인체 실험을 위해 공해상 바다 위 배를 연구 장소로 택한다. 의료 윤리 규정 위반 문제에서 뒤탈이 없애기 위함이다. 그리고 연구는 성공했다. 지팡이에 의지해 힘겹게 발을 내딛던 마이클 모비우스는 이제 사라졌다. 그는 엄청난 힘과 음파를 이용한 공간 지각 능력 그리고 야간 투시 능력 등. 흡사 인간 박쥐와 같은 힘을 얻게 된다. 문제는 다른 생명체의 피를 빨아 먹는 흡혈박쥐의흡혈본능까지 이어 받게 된 것이다. 외모조차 끔찍한 박쥐 형상이 됐다. 그리고 박쥐의 공격적 본능까지. 마이클은 배에 함께 타고 있던 용병들을 순식간에 죽인다. 그리고 그들의 피를 빨아 흡혈 본능을 채운다. 이제 마이클은 끔찍한 괴물이 됐다. 나약한 인간성은 사라졌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사진=소니픽쳐스
 
마이클은 이 같은 변화를 저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이클과 같은 병을 앓던 마일로는 상관없었다. 그 힘을 원했다. 나약한 인간으로 사느니 끔찍한 괴물로서 자신의 삶을 진화시키겠단 입장이다. 이제 두 사람은 세상 누구도 부러워했던 친구 사이가 아니다. 힘을 두고 뺏고 지켜야 하는 완벽한 적대적 관계가 된다.
 
‘모비우스’는 친구 마일로를 자신의 연구 결과에서 지켜야 한다. 하지만 사실 그 보단 자신이 얻게 된 힘의 끔찍함에 스스로도 도취된 상태에서 그 힘의 적절한 제어를 통한 관리 감독을 원하는 눈치다. 그는 기본적으로 빌런은 아니다. 세상을 혼돈에 빠트리고 모두를 위험 속에 몰아 넣는 그런 일에는 관심이 없다. 히어로와 다르면서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그저 나약한 인간에서 특별한 힘을 얻게 된 다른 존재로 탈바꿈한 것에 대한 혼란과 혼돈을 겪는 중이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사진=소니픽쳐스
 
이런 점은 마이클이 흡혈 괴물모비우스로 변화된 이후부터 드러난다. 연인과 동료 사이를 애매하게 줄타기하는 마르틴에 대한 남모를 연정 그리고 친구 마일로에 대한 진실한 마음 하지만 그 이면에 도사린 힘에 대한 독점과 과시의 욕망은 희귀 혈액병으로 끔찍한 삶을 살아온 것에 대한 보상처럼 그려진다. 마일로가 빌런으로 거듭난 뒤에도 마이클과 대립 과정에서 불거진 내적 변화가 이에 해당한다. 사실상 영화에서 마이클과 마일로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과 또 다른 자아인 동체처럼 그려진다. 두 사람은 한 몸이면서도 다른 자아로 살아온 듯한 서로에 대한 거울 같은 존재인 셈이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사진=소니픽쳐스
 
이런 점은 앞서 이 영화 정체성인안티 히어로장르에 가장 적절한 취사선택으로 보면 된다. 혼돈과 분열된 자아를 그려나가면서 개인적 욕망과 목표를 위한 캐릭터의 질주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히어로 장르가 단순하게 판타지의 쾌감을 끌어와 대리 충족을 안겨주는 장르라면, ‘안티 히어로는 실질적인 욕구를 건드리고 자극하는 카타르시스에 더 집중한다. 끔찍한 외모와 피를 갈구하는모비우스의 반 영웅적 서사 동력은 보는 관객들에 따라서 욕망의 문을 열 열쇠로 다가올 여지가 크다. 히어로 장르가대리 만족으로 풀어볼 수 있다면안티 히어로대리 욕망에 대한 분석 보고서처럼 당신 자신의 숨은 욕구를 찔러 댈 것이다. ‘모비우스의 쾌감이 그렇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사진=소니픽쳐스
 
참고로모비우스스파이더맨판권을 보유한 소니픽쳐스가 몇 년 전부터 기획한시니스터 식스프로젝트 일환이다. 이미 앞서 개봉한베놈이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빌런벌쳐를 등장시킨 바 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선 멀티버스 개념을 끌어왔다. 서로 각기 다른스파이더맨세계관에 존재하는 빌런들을 한 곳에 모아 연합시킨 이른바빌런 어벤져스성격의시니스터 식스가 조만간 스크린에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모비우스에 포함된 쿠키영상 두 개는 시니스터 식스에 대한 힌트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사진=소니픽쳐스
 
스크린에 구현된모비우스는 히어로가 아니다. 상업적 시네마틱유니버스 개념에서 완벽한안티 히어로성격을 띈다 하기에도 완벽하진 않다. 그래서 제작진은모비우스의 주인공 마이클 모비우스에게 인간과 크리처 사이를 오가는 두 개의 인격을 부여한다. 후에 스파이더맨과 시니스터 식스의 전면전에서 모비우스가 어떤 키포인트로 작용할 힌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사진=소니픽쳐스
 
‘스파이더맨’ 세계관은 이제 마블이 전면에 내세울 가장 완벽한 상업적 시네마틱유니버스다. 그 중심에안티 히어로개념이 존재하고 그 완벽한 적임자가 모비우스란 점에서 이견을 붙이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모비우스는 앞으로 이어질 마블의 가장 튼튼한 방향타이다. 330일 개봉.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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