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6%’ 수익률 홍보하더니…카사 투자실익 5.7%?
선취수수료 등 제비용 많아…'연환산'보다 실제 환급액이 중요
2022-03-28 02:00:00 2022-03-28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부동산 소액투자 플랫폼 카사(KASA)를 운영하는 카사코리아가 단기간에 연 26% 수익을 올렸다고 홍보한 역삼 한국기술센터의 실제 투자이익은 연 26%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카사코리아는 지난달 23~25일 카사3호의 수익자총회를 열고 보유자산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 카사3호는 서울 역삼동 테헤란로 소재 한국기술센터 21층을 디지털수익증권(DABS)으로 만든 투자상품이다. 일반 부동산 수익증권과 다를 게 없어 DABS는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을 의미한다. 카사코리아는 지난해 9월8일 이곳에 투자하기 위해 84억5000만원을 공모했다. 
 
지난달 수익자총회에서는 매각금액이 공개된 것은 아니었다. 최저 얼마 이상에 매각한다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그 최저금액은 공모가의 10% 이익이 나오는 93억원이다. 이후 카사코리아는 96억원 환급을 예고하며 이 금액과 공모금액의 차액을 근거로 연환산 26% 수익률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같은 수익률은 실제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비용과 세금 등을 제할 경우 실익은 연 26%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우선 투자원금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투자자가 납입한 돈은 84억5000만원, 주식의 액면가와 비슷한 개념인 DABS당 5000원이다. 하지만 여기엔 부동산 신탁회사와 카사코리아 몫의 선취수수료가 각각 0.7%, 1.2% 포함돼 있다. 그 외 실사비와 예비비를 더하면 총 185.65원이 공제돼 5000원이 4814원으로 줄어든 채로 운용을 시작하는 것이다. 선취수수료를 받는 A클래스 펀드와 흡사하다. 
 
또한 지난해 11월에 나눠준 배당금에도 세금이 붙는다. 카사는 당시 세전 30원을 지급했다. 여기에서 배당소득세 15.4%와 카사코리아의 배당수수료 2%를 뺀 실제 배당금은 24.78원이다. 
 
운영수수료도 있다. 공모금액의 연 0.2%이므로 운용일수 215일을 반영할 경우 DABS당 5.89원이다. 
 
가장 큰 비용은 매각차익에 붙는 수수료와 세금이다. 일반 부동산을 1년 내 매각할 경우엔 50%의 높은 양도세율이 부과되지만 수익증권은 매각차익을 배당소득으로 간주해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또한 매각차익에 대한 별도의 수수료도 있다. 카사3호 투자설명서엔 매각차익의 7%를 부동산 신탁회사 수수료로, 7%는 카사코리아 수수료로 공제한다고 기재돼 있다. 
 
카사코리아는 정확한 매각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환급예정액 96억원에는 지난 2월에 지급하지 않은 미지급 배당금이 포함돼 있다. 이익 종류에 따라 세율과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환급액을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신탁사와 카사코리아 수수료에 부가세가 붙으면 합산 수수료율도 15.4%로 배당소득세율과 같아 제비용 및 세후 수익을 가늠해 볼 수는 있다. 
 
매각금액(96억원)에서 공모금액(84억5000만원)을 뺀 11억5000만원(DABS당 680.47원)에서 15.4%는 수수료로, 15.4%는 배당소득세로 각각 1억7710만원씩 공제될 경우, 최종 DABS당 차익은 470.89원이 산출된다. 
 
다시 정리를 해보자. 투자자가 낸 원금 5000원은 4814.35원으로 줄어있다. 여기에 배당금 24.78원과 매각차익 470.89원을 더한 후 운영수수료 24.78원을 빼면 5285.24원이 나온다. 단순수익률은 5.70%, 연수익률로 환산해도 9.68%에 불과해 회사 측이 강조한 ‘연 26%’와는 큰 차이가 있다.
 
매각차익(미지급 배당금 포함)이 카사코리아가 밝힌 96억원-공모금액=11억5000만원이 아니라 실제 건물 매입금액으로 추정되는 96억원-81억3625만원=14억6374만원으로 가정하고 부가세를 더하지 않는다고 해도 DABS당 추정 환급액은 약 5444원에 그친다. 즉 카사에 유리하게 계산해도 8.89%, 연환산 15.09%다.  
 
<뉴스토마토>는 카사코리아 측에 이같은 산출식과 예상 환급액을 보내 수차례 확인을 요청했지만 “배당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정확한 수치에 대해 함구했다. 
 
카사코리아는 ‘연 26%’ 수익률을 앞세워 지난 3일 여의도 소재 익스콘벤처타워에 투자하는 16억4000만원 규모의 카사4호 공모를 진행해 14분만에 조기 마감시켰다. 익스콘벤처타워는 지난 15일에 카사 플랫폼에 상장해 25일 5250원까지 올랐다. 
 
또 다음달 19일엔 동대문역사공원역 인근의 부티크호텔 르릿에 투자하는 22억원 규모 공모도 예고했다. 4호 공모 때와 같은 분위기라면 조기마감이 예상된다. 
 
한편 카사3호 DABS는 매각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현재 카사 플랫폼 내 거래는 중지된 상태다. 매각대금 완납 이후 마지막 정리매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리매매 기준가는 5450원, 최종 거래일인 2월22일의 종가다. 추정 환급액이 위와 같은 수준이고 정리매매 시세가 5450원 부근에 형성된다면 이때 매도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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